농어를 우주에서 양식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물고기의 알을 우주로 보내는 ‘달 부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성공하면 우주에서 우주비행사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릴 프르지빌라 프랑스 국립해양연구소 해양생물학연구원 연구팀의 아이디어로 진행 중인 달 부화 프로젝트는 달과 화성에 머물게 될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식량으로 물고기 ‘농어’를 달에서 양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프로젝트다. 달 기지가 건설되면 달에서 주 2회 농어를 먹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게 목표다.
프르지빌라 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생선은 사람이 가장 잘 소화하는 동물 유기체”라며 “우주비행사들이 근육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오메가3, 비타민B 등도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고기를 우주에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3년 아폴로 임무 중 하나가 송사리과의 작은 물고기를 우주로 보내는 일이었다. 1976년에는 러시아(구소련) 우주선인 ‘소유즈’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구피 수족관을 기반으로 한 실험을 진행했다. 2015년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제브라피쉬의 근육이 미세 중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이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중국우주정거장 ‘텐궁’으로 제브라피쉬, 금붕어 등을 운송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우주에서 생선을 양식하겠다는 계획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달에 탱크를 구축하고 달에 있는 얼음으로 물을 채워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고기가 배출한 배설물이 섞인 폐수는 미세조류를 생산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미세조류는 조개류를 포함한 생물들의 먹이로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양식 시스템은 쓰레기 없이 달 양식장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지구에서 먼저 수행된 연구에서는 새우가 농어 배설물을 처리했다.
연구팀은 물고기의 알이 우주선의 발사 과정을 견딜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프랑스 몽펠리에대 우주센터에서 소유즈 우주선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두 종의 물고기와 그들의 배아가 소유즈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소유즈는 다른 우주선보다 이륙 시 큰 진동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우주선 가속, 우주 방사선 등이 물고기의 발달과 DNA에 미칠 영향들도 탐구했으며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들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지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며 “이제 우주 임무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가 연구팀의 이론을 검증하는 장소를 제공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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