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하는 AI…챗GPT 유료 구독자 세계 2위
한국, 글로벌 빅테크의 AI 전진 기지로 떠올라
반도체부터 5G까지…완벽한 AI 생태계 갖춘 한국
亞 최초 AI 기본법…이재명 정부의 100조원 AI 투자 약속
[뉴욕=AP/뉴시스]오픈AI 웹사이트의 챗GPT 페이지가 지난 2월2일 뉴욕에서 촬영된 사진에 보이고 있다. 2년 전 서구 최초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칙을 제안하면서 위험하지만 좁게 초점을 맞춘 애플리케이션 통제에 초점을 맞췄지만 두려움마저 불러일으키는 AI 기술의 폭발적 발전에 허를 찔린 유럽연합(EU)이 또다시 AI 규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2023.05.09.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한국은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인공지능(AI) 전 과정의 생태계를 갖춘 국가입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의 이 말은 글로벌 AI 업계가 왜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챗GPT 유료 구독자 수가 많은 나라다. 특히 아시아 최초로 포괄적인 AI 법안을 제정하며, AI 산업 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픈AI가 지난달 서울에 아시아 3번째 지사 설립을 발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오픈AI의 진출은 한국이 단순한 AI 소비국을 넘어, 글로벌 AI 혁신의 '허브'이자 '전진 기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도 AI 산업에 100조원 투자를 약속하며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의 AI 에이전트 시장은 글로벌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1억3000만 달러였던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8억 달러로 14배 성장이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56.1%의 성장률로 글로벌 평균인 44.8%를 크게 웃돈다.
한국이 이처럼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인들이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챗GPT 유료 구독자 수에서 미국 다음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기준 국내 챗GPT 월간 활성 이용자는 1072만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3월 509만명에서 한 달 새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인구 5100만명의 나라에서 1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받아들이는 수준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실제 생활과 업무에 깊숙이 스며들 수 있는 토양이 마련돼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오픈AI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개발자 수는 세계 10위권, 유료 비즈니스 사용자 수는 세계 5위권에 달한다. 이는 한국이 단순히 AI를 소비하는 시장이 아니라 AI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생태계를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한국을 아시아 AI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MS는 KT와 5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GPT-4o의 커스터마이징 버전 개발, 한국 주권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 등을 통해 한국을 넘어 ASEAN(동남아국가연합) 시장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AWS는 2027년까지 한국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에 7조 8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3조원 투자를 완료했으며, 자체 AI 칩인 '트레이니움(Trainium)'과 '인퍼런시아(Inferentia)'의 한국 시장 확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픈AI도 한국에서 단순 서비스 제공을 넘어 대규모 인프라 협력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이미 카카오, 크래프톤, SK텔레콤, 한국산업은행 등 국내 주요 기업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산업은행과는 국내 데이터센터 개발, 스타트업 육성 등을 논의하고 있어 한국 AI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빅테크의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AI 전 과정 생태계'를 완비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5G 커버리지는 95%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평균 인터넷 속도 역시 글로벌 상위권을 유지해 AI 서비스의 실시간 처리와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를 제공한다. 이는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핵심 요소다.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포괄적인 AI 법안을 제정했다는 점도 글로벌 AI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1월 22일부터 시행될 한국의 AI 기본법은 기술 발전과 상용화를 촉진하면서도 위험성이 높은 분야에서는 적절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엄격한 규제와 미국의 자율 규제 사이에서 '제3의 길'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는 AI 법안과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AI 서비스 개발에 4800억원을 투입하고, AI 팩토리 개발에 627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지원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진출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AI 도입률을 2027년까지 28%에서 50%로 확대하고, 글로벌 AI 유니콘 5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는 규제와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다.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AI 정책도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대전환을 통해 AI 3강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100조원 규모의 민관 공동 투자를 약속했다. 핵심은 GPU(그래픽 처리장치) 5만개 이상 확보, AI 데이터센터 건설, 국가 AI 데이터 클러스터 조성 등 AI 인프라의 대대적 확충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통령실에 'AI 미래기획수석'을 신설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의 역할을 실질적 컨트롤타워로 강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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