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는 위성락·김현종 주축…'AI 책사' 박태웅·'북극항로' 김태유
'한국형 기본소득' 강남훈도 일조…중도보수 확장에 뉴페이스 늘어
202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202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고문을 맡은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국정 설계도를 그리는 데에는 민주당 지도부나 친명(친이재명)계 정책라인 외에도 당내 전문가 그룹이나 외부 자문단의 힘이 적지 않았다.
특히 기존의 진보 진영에 갇히는 대신 중도·보수 진영 인사를 적극적으로 발탁하며 정책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설명이다.
당장 이 후보가 대표적인 정책 브랜드로 내세운 '먹사니즘', '잘사니즘' 정책 밑그림에도 적잖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했다.
'한국형 기본소득'을 연구한 강남훈 한신대 교수의 경우 '40년 멘토' 이한주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이 후보의 경제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꼽힌다.
강 교수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이던 시절 인연을 맺었다.
강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공식적으로 직책을 부여받진 않았지만, 이 후보가 발표한 첫 공약인 'AI 기본사회' 정책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하는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와 위성락 의원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위성락 선진외교를 위한 초당적 포럼 대표의원(왼쪽)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한·중·일 3국 협력 전문가 대화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5.3.27 kjhpress@yna.co.kr
이 후보 외교안보 전략의 키를 쥔 인물로는 외교관 출신인 위성락 의원과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거론된다.
위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이명박 정부에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북미·북핵통이다. 작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원내에 입성했고 이번 대선에서는 동북아평화협력위원장을 맡았다.
김 전 차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를 맡았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는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상호관세 문제를 논의해 주목받기도 했다.
후보 직속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에서 활동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종석·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조현 전 유엔 대사 등 역대 민주당 정부에서 외교안보의 일익을 담당한 인사들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모두의질문Q' 출범식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소통플랫폼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2.7 ondol@yna.co.kr
이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분야를 다루는 전문가들도 있다.
언론인 출신이자 정보기술(IT) 전문가인 박태웅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장은 2022년 이 후보와 소통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센터장은 민주당에 영입된 뒤 범국민 집단지성 프로젝트를 위해 온라인 소통플랫폼 '모두의 질문Q'를 만들었고, 당 AI 공약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문화강국을 핵심으로 하는 'K이니셔티브' 부문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도움을 줬다.
노무현 정부에서 문화재청장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에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대통령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유 전 청장은 이재명 캠프에서 K문화강국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후보가 동남권 발전 전략으로 내세운 북극항로 개척은 4차 산업혁명과 국가발전원리 연구에 힘쓴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의 평소 주장과도 일치한다.
김 명예교수는 지난달 이 후보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북극항로 개척을) 같이 해주시면 좋겠다"는 제안을 공개적으로 받기도 했다.
이재명과 윤여준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와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이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2025.4.30 pdj6635@yna.co.kr
이 후보가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으며 보수 인사 영입에 힘쓴 결과 새롭게 얼굴을 비춘 인사들도 있다.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부터 이석연 전 법제처장, 권오을·이인기 전 의원, 이종호 전 해군참모총장, 국민의힘에서 당적을 옮긴 김상욱 의원, 개혁신당 출신 허은아·김용남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진영을 막론하고 삼고초려를 받아온 윤 전 장관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최측근으로 정계에 입문한 '보수 책사'로 불린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전 처장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국회를 대리하고 신행정수도 특별법 위헌 결정에 기여하며 민주당과 대척점에 서기도 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권한 축소와 미디어법 추진에 반대하며 소신을 보였다.
이 후보와 동향인 권 전 의원은 통합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신한국당과의 합당으로 만들어진 한나라당에서 주로 활동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을 이끌기도 했다.
이 전 의원도 보수 텃밭인 경북 고령·성주·칠곡 지역에서 3선을 한 보수 인사다.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경찰로 재직할 당시 문제를 일으켜 해고 위기에 처한 부하 직원을 대신해 옷을 벗은 일화로 유명하다.
아울러 친박연대 대변인과 바른정당 대변인을 거친 전지명 칼빈대학교 부총장 석좌교수도 후보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보수진영 출신 인사로서 선대위에 힘을 보탰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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