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원 여론조사 불발에 "당이 가로막는 것처럼 비칠까 반대한 듯"
"차기 전당대회 출마 안해…탄핵의 강 넘어설 주자 있다면 도울 것"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김정률 박기현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이후 당내 혁신 노력에 대해 "빵점"이라고 평가했다. 근본적 변화를 만들지 못하면 국민의힘에는 미래가 없다고도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새 지도부가 갖춰야 할 시대정신으로 '전임 정부와의 절연'을 꼽았다. 탄핵의 강을 건널 리더십이 당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30일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제안한 5대 개혁안에 대한 전당원 투표가 무산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국 '이 당은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당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 여론조사에서 찬성표가 더 나오게 되면 의원총회가 이것을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비칠까 봐 많은 분이 반대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대선 이후 국민의힘의 실질적인 혁신 노력에 대한 점수는 몇점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빵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서 자신의 최대 성과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꼽았다. 그는 "취임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을 매듭짓겠다고 약속드렸고, 그것이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윤리위원회 개최도 검토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 친윤계 등 기득권 세력은 곧 "와해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득권 와해가 시대정신"이라며 "기득권을 유지한다고 해서 국민들께 사랑받거나 선택받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국민들 속에 녹아서 국민의 생각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당에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차기 지도부 역시 전임 정부와 확실한 단절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탄핵의 강'을 건널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새 당대표가 갖춰야 할 시대정신은 전임 정부와 확실하게 단절할 의지가 있는지, 개혁을 확실하게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다"라며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계속해서 주장하는 이유는, 이 부분을 넘어가지 못한다면 앞으로 있을 전당대회에서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가 또다시 서로를 비난하면서 당이 분열의 길을 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설치될 당내 혁신위원회에 대해서도 "혁신위원회라든지 새롭게 합류할 비대위원도 당의 소중한 자원일 텐데, 혁신위·비대위에 합류할 경우 전당대회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8월까지 개혁 동력이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내 개혁을 위한 활동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협치를 위한 보수 재건의 길 △국민주권 실천의길 △따뜻하고 혁신적인 보수의 길 △국가 개혁에 필요한 도덕성 확립 △조화로운 헌법정신 추구 △세대통합 역사의식 확립 등 6대 개혁안을 제안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 출마가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우리 당에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같은 소장파 그룹이 있었다"며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가서 앞으로 이런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여러 젊은 의원들과 함께하겠다. 개혁에 대한 방향이나 탄핵의 강 넘어설 주사가 있다면 (전당대회에서) 함께 돕겠다"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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