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변환에서 글쓰기·정보 검색까지 확산
60대도 ‘첫 AI 경험’ 늘어
긍정 vs 우려… “AI 덕분에 빨라졌지만, 덜 생각하게 된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25년 들어 국내 생성형 AI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지브리 스타일’로 이미지를 변환하는 기능이 인기를 끌며, AI 활용 대중화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발표한 ‘미디어서베이 2025년 2호: 지브리 스타일, 생성형 AI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사용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57.2%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54.9%)은 2025년에 처음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60대의 46.4%가 최근 한 달 이내 생성형 AI를 처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지브리 스타일’로 상징되는 이미지 변환 열풍이 고연령층까지 AI 활용을 확산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만 바꿔도 ‘AI에 빠진다’… 10명 중 6명은 이미지 변환 경험
‘지브리 스타일’처럼 사진을 애니메이션 등 다른 이미지로 변환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9.5%에 달했다.
특히 30대(67.4%)와 40대(67.0%)에서 가장 높았으며, 60대도 41.4%가 해당 기능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52.4%는 이미지 결과물을 SNS나 메신저로 공유했고, 85.9%는 “결과물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77.8%는 앞으로 생성형 AI를 더 자주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해, 이미지 변환 기능이 전체 AI 서비스 이용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줬다.
챗GPT가 1등… 정보 검색과 글쓰기에서 특히 강세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한 AI는 챗GPT(92.5%)였으며, 뒤를 이어 Gemini(24.4%), 뤼튼(13.7%), Perplexity(11.5%), 하이퍼클로바X(11.2%) 순이었다.
기능별로는 정보 검색(81.0%), 글쓰기(51.1%), 이미지 생성 및 보정(51.0%), 외국어 번역(42.1%), 일정 관리(30.5%) 등이 상위에 올랐다. 특히 20대의 68.3%는 글쓰기에 AI를 활용해, AI가 일상 문서 작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보여준다.
AI와의 대화로 위로 받는 시대… 여성·고연령층에서 ‘정서적 효과’ 두드러져
AI를 사용할 때 “위로나 격려를 받은 적 있다”는 응답은 60.3%, “사람과의 대화처럼 느껴진다”는 응답은 61.1%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66.1%는 AI로부터 위로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해 남성(54.8%)보다 높았다.
긍정 vs 우려… “AI 덕분에 빨라졌지만, 덜 생각하게 된다”
전체 응답자의 93.5%는 AI가 “업무·과제를 더 빠르게 처리하게 해준다”는 점에 동의했으며, 84.1%는 “생각을 확장하는 데 도움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73.0%는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다’, 64.4%는 ‘AI에 과도하게 의존할까 걱정된다’고 답해 기능성과 우려가 공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AI가 더 잘하는 일, 인간이 더 잘하는 일은 분명히 나뉜다
12개 업무 분야에 대한 조사 결과, 프로그래밍(75.6%), 회계·세무(70.1%), 번역(66.7%) 등은 AI가 인간보다 잘할 것이라는 인식이 높았다. 반면, 문학적 글쓰기(62.0%), 심리 상담(53.9%), 예술 창작(48.8%) 등은 인간이 더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AI 정보 신뢰도 ‘언론 뉴스’보다 높아… 영향력은 계속 커질 것
생성형 AI가 제공한 정보를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5.8%로, 언론 뉴스(53.6%)보다 높았다. 향후 영향력 예측에서도 AI가 뉴스·TV·포털보다 앞설 것이라는 응답이 84.7%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62.5%는 AI 정보에 대해 재확인한다고 응답, 젊을수록 재검증 비율이 높았다.
이는 정보 활용에서 AI를 신뢰하되, 완전히 의존하지는 않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작권·투명성 이슈 부각… 87.5% “AI 생성물, 표기 필요”
생성형 AI로 만든 콘텐츠에 대해 87.5%는 ‘AI가 만들었음을 표시해야 한다’고 응답, 73.0%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창작성 인정 여부에 대해선 49.5%만이 동의해, 콘텐츠 표기 및 법적 규제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AI와 경쟁 아닌 협업”… 인간-기계 역할 분화 필요
이번 조사 결과는 생성형 AI가 도구를 넘어서 일상·감성·정보 소비의 중요한 축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역할의 분화와 조율, 정책적 투명성 확보, 디지털 격차 해소가 동반되지 않으면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의 준비가 절실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본 조사 결과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2025년 4월 17~21일, 생성형 AI 최근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디어서베이 2025년 2호>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전체 보고서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홈페이지→ 미디어정보 → 정기간행물 → 미디어서베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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