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외산 기술에 국내 상표 붙여도 국산 아냐"
KT "소버린 핵심은 데이터…아이폰 도입 때 같아"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가 30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T 클라우드 서밋 2025'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 팽동현 기자
소버린 인공지능(AI)과 소버린 클라우드를 두고 국내 양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 공공부문과 규제산업군의 AI·클라우드 수요를 선점하고자 신경전이 오가는 모습이다.
KT클라우드가 30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연례 컨퍼런스 'KT 클라우드 서밋 2025' 행사장에서 이 회사 최지웅 대표는 기자들에게 "소버린AI의 핵심은 데이터다. 기술의 국적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오픈AI를 포함한 MS AI 기술 기반으로 소버린 AI·클라우드 사업을 추진 중인 KT의 입장을 대변한 셈이다.
이날 최 대표의 발언은 국산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공급에 주력하는 네이버 측이 KT 측에 제기한 비판에 대한 응수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지난 23일 새로운 AI모델과 향후 계획을 공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사 김유원 대표는 "외산을 들여와 국내 상표를 붙인다고 소버린이라 칭하는 것은 언어도단 수준"이라며 KT 측을 저격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미국 대통령 지시나 다른 나라 가이드라인에 따라 우리가 AI를 쓰는 것부터 좌우될 수 있다면 소버린AI라 할 수 없다"면서 "국가·기업의 AI 개발·운영 역량 보유 여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T클라우드는 기술엔 국적이 없고 더 가치 있는 것을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최 대표는 "AI도 데이터 기반으로 작동하는 것이므로 결국 해당 데이터의 주도권과 통제권 및 보안이 소버린AI 관건"이라며 "AI기술 자체의 원산지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AI로 국민과 기업들이 얼마나 실질적인 이익과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전체적인 생산성 향상 등을 이루려면 글로벌 선진 기술도 활용해야지, 특정기술에 한정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대표는 이번 행사 기조연설에서 과거 KT가 국내 시장에 아이폰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사례도 거론했다. 표면적으로는 각종 데이터 기반으로 AI가 불러올 혁신을 설명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외산 선진 기술·제품을 국내에 먼저 들이면서 시장과 생태계에 끼쳤던 긍정적 영향을 현재 MS와의 AI·클라우드 사업 협력에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으로 KT클라우드는 이날 행사에서 AI를 뒷받침할 자사 클라우드 경쟁력을 내세웠다. 서비스형인프라(IaaS)까지 컨테이너화되는 경북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를 5월 29일 개소한다. 다이렉트투칩(D2C) 수냉 기술로 랙당 132킬로와트의 초고집적도를 구현한다. 'AI파운드리' 플랫폼 중심으로 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버티컬 솔루션까지 엔드투엔드 지원한다. 전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2030년까지 320메가와트 이상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최 대표는 "지난해에는 최고급 인재 확보와 내부 프로세스 개선 등에 집중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에는 핵심기술 내재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중심 기업으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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