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유튜브 20주년…월 이용자 25억명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
기념비적인 순간 속 모회사 구글, 검색·광고 독점 혐의로 매각 위기
구글 韓 법인도 유튜브 20주년 대신 검색·광고 혁신 알리기 집중
[서울=뉴시스] 유튜브 CI (사진=유튜브 제공) 2024.04.13. photo@newis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구글이 '유튜브 출범 2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순간도 즐기지 못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 남용을 해소하기 위해 브라우저 '크롬'과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등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구글은 반발했지만 앞서 광고 기술 시장 관련 반독점 위반 소송에도 패소하면서 강제 분할 위기가 더 커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전날 구글의 온라인 검색 엔진 시장 독점 해소를 위한 공판을 열었다. 이 공판은 지난해 8월 법원이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 일부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전 세계 검색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는 등 독점적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브라우저 '크롬' 사업부를 매각할 것을 촉구했다. 스마트폰과 기타 기기에서 구글 검색이 기본값으로 설정되도록 하는 계약을 해지하도록 요구했다. 이런 조치에도 경쟁 환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안드로이드 사업부도 매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AP/뉴시스] 2016년 7월19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의 구글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16.07.19.
구글 측 대리인인 존 슈미틀라인 변호사는 "구글은 이제 오픈AI 같은 새로운 인공지능 회사들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과도한 시정 조치는 혁신을 방해하고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리앤 멀홀랜드 구글 규제 담당 부사장도 이날 구글 공식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오픈AI 챗GPT, 딥시크 등 경쟁사를 언급하며 "새로운 서비스가 번창하는 상황에서 법무부의 제안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해롭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구글을 사용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원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놓고 중국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미국 기업들의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년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하고 무료로 제공했던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분리하려는 법무부의 제안은 해당 플랫폼을 마비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구축한 기업들에 타격을 입히며 보안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기술, 보안 및 운영 인프라에서 분리하는 것은 사이버 보안은 물론 국가 안보 위험까지 초래할 뿐만 아니라 기기 가격까지 상승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앞서 광고 서버, 거래소 분야에서도 시장 독점 혐의가 인정돼 온라인 광고 사업 매각 위기에 놓였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구글이 여러 사업부로 찢어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_Permission to Dance Challenge. 2021.07.24. (사진 = 유튜브 제공) photo@newsis.com
이러한 분위기 속에 구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가 오는 23일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2005년 4월23일 '동물원에서의 나(Me at the zoo)'라는 제목의 19초짜리 동영상으로 시작한 유튜브가 어느새 55개 언어, 월 이용자 수(MAU) 25억명에 이르는 초거대 동영상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국내에 한정해서도 유튜브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에 한획을 그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는 케이팝 세계화의 서막인 싸이 '강남스타일' 흥행을 주도했다. '강남스타일'이 특별한 홍보나 마케팅 없이도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끌며 한국어 가요 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100' 진입과 7주 연속 2위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먹는 모습만 찍는 방송을 뜻하는 '먹방'도 유튜브를 통해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도 한국 크리에이터들의 '먹방'을 소개하면서 발음을 그대로 차용한 'Mukbang'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지난 2021년 이 단어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돼 화제였다.
극좌·극우 유튜버의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선동으로 확증편향 현상이 확대되는 부작용도 있지만 유튜브는 대안 언론 창구 역할도 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속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시민과 정치인들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국회, 여의도 상황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유튜브는 지난 2015년 5월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A부터 Z까지'라는 주제로 알파벳별로 키워드를 뽑은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블로그)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브는 지난 2015년 5월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A부터 Z까지'라는 주제로 알파벳별로 키워드를 뽑은 영상을 공개했다. 2020년 2월에는 서비스 15주년을 맞아 ▲크리에이터 생태계 성장 ▲음악 산업과의 협력 ▲이용자를 위한 웃음과 배움의 공간 등 플랫폼의 발전 방향과 사용자들의 참여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오는 23일 출범 20주년을 앞둔 가운데 유튜브 뮤직 부문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특별한 메시지가 전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도 별도 메시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이나 구글이 이전처럼 축제를 온전히 즐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코리아도 유튜브 20주년을 기념하기 보다는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반독점 소송과 관련한 검색, 광고 기술력 혁신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댄 테일러 구글 글로벌 광고 부문 부사장은 22일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연 화상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검색 엔진을 혁신하고 광고 효과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테일러 부사장은 화면에 원을 그려 자동으로 이미지·문서를 검색하는 기능 '서클 투 서치'를 검색 기능 혁신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광고 관련해서는 AI 기술로 광고의 소비자 도달률과 구매 결정률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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