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해변 사건
유서 출력해 범행 위장
현장 흔적이 결정적 단서
‘용감한 형사들4’ 방송화면. 티캐스트 방송화면
티캐스트 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4’에서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뒤 태연하게 일상을 이어간 피의자의 정체가 공개됐다.
지난 11일 방송된 ‘용감한 형사들4’ 29회에는 포항북부경찰서 형사5팀 심재열 경감과 과학수사대 출신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수사한 사건을 소개했다.
첫 번째 사건은 해수욕장에서 알몸으로 쓰러진 20대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되며 시작됐다. 현장에는 귀금속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옷과 소지품은 사라진 상태였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모래사장에 남은 타이어 자국과 족적이 단서가 됐다. 현장에는 CCTV가 없어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피해자는 22세 대학생으로 사건 당일 후배와 함께 클럽을 방문해 두 남성과 합석했다. 피해자는 그중 한 명의 차량에 동승해 귀가했고 후배는 만취 상태로 인상착의만 희미하게 기억했다. 수사팀은 인근 편의점 CCTV에서 용의자를 특정했고 기지국 접속 정보와 차량 흔적으로 좁혀갔다. 수상한 28세 남성은 조사 당일 음독을 시도했고 자택에서는 피해자의 DNA와 일치하는 혈흔과 CCTV 속 바지가 발견됐다.
피의자는 성관계 후 고소 협박을 우려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검거 전까지 80일 동안 정상 출근을 이어갔다. 재판에서는 우발적 범행으로 판단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두 번째 사건은 어머니와 연락이 끊겼다는 딸의 신고에서 시작됐다. 현장에서 피해자는 가슴과 손목에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주변에는 피 묻은 칼과 유서로 보이는 문서가 있었다. 유서에는 계좌 비밀번호와 자녀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지만 자필이 아닌 출력물이었고 말투 역시 달랐다.
현장 감식 결과 피해자의 옷에는 칼자국이 없었고 혈흔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루미놀 검사에서는 혈흔 제거 흔적이 확인됐고 피해자가 입은 치마에는 혈흔이 전혀 없었다. 유서 내용과 실제 정황 사이의 괴리도 있었다.
막내아들은 사건 당일 어머니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진술했고 치마 외에 청테이프 조각이 붙은 청바지가 따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손목 상처는 사후에 생긴 것이었다.
수사는 둘째 딸의 남자친구로 향했다. 그는 폭력 전과가 있는 이혼남으로 사건 전 피해자에게 결혼을 요구하며 접근해 왔다. 유서에는 해당 남성과의 결혼을 권유하는 문장이 있었고 유산 분배 방식 역시 남자친구에게 유리하게 기술돼 있었다. 유서에서 남자친구의 지문이 발견되며 검거됐다.
피의자는 피해자 집의 사위를 자처했으나 무시당한 것에 분노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에게서 받은 비밀번호를 이용해 유서를 꾸몄고 도장과 열쇠까지 조작했다.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선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용감한 형사들4’는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티빙 넷플릭스 웨이브 등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프로그램 관련 영상과 내용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제공된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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