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0년 간 생성형 AI 특허 출원 수가 미국의 6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딥시크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중국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10년 간 생성형 AI 특허 출원 수가 미국의 6배에 달한 것이다. 단순한 추격자를 넘어 글로벌 AI 표준 설정과 기술 주권을 실현하려는 중국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4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KISTEP은 지난달 2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글로벌 AI 패권 경쟁 : 중국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KISTEP 브리프’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통계를 인용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의 생성형 AI 특허 출원 수가 3만8000건으로 같은 기간 미국(6276건)의 6배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미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주요 기업들이 생성형 AI 특허 다출원 상위 10위권에 다수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특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자국 생태계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오픈소스 생태계 확대 전략도 눈에 띈다. 딥시크와 알리바바의 QwQ 시리즈는 오픈소스로 공개돼 글로벌 AI 개발자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내 데이터 환경에 최적화된 모델을 통해 데이터 주권 확보까지 노리고 있다.
중국 정부도 생성형 AI 상용화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까지 80개 이상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공식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모델인 ‘딥시크-R1’은 671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초거대 모델로 미국의 오픈AI와 비교해도 성능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정부는 또한 기술 자립을 위한 민간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며 AI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중국 내 AI 기업 수는 약 4500개로 전 세계의 15%에 해당한다. 이 중 많은 수가 반도체 설계부터 LLM, 슈퍼컴퓨팅 인프라까지 자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600억 위안(약 11조8668억원) 규모의 국가 AI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도했다. 알리바바는 3년간 3800억 위안(약 75조 1564억원), 텐센트는 730억 위안(약 14조 4332억원)을 AI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 반도체 규제와 기술 봉쇄에 대응해 ‘기술 자립형 AI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과 인재 육성 전략도 공격적이다. 중국은 2017년부터 K-12 교육과정에 AI를 도입했다. 2024년까지 500개 이상의 대학에서 AI 전공이 운영 중이다. 중국은 향후 10년간 AI 개발 인력 수요가 현재보다 6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며 해외 인재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KISTEP 연구팀은 “중국은 이제 AI 기술 산업화를 넘어 글로벌 기술 질서 재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생성형 AI 특허 선점, 오픈소스 확산, 인재 육성, 반도체-모델 통합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기술자립형 AI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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