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소 작전’ 막판 지지층 결집 효과
盧 탄핵·세월호 여파 등 극복 사례
일각 ‘이번엔 별 효과 없을 것’ 관측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막판 ‘읍소 전략’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도 총선이 다가올수록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 된다”면서 “여권의 읍소 작전, 눈물 작전, 큰절 작전에 절대 넘어가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민주당이 ‘읍소 전략 주의보’를 내린 가장 큰 이유는 과거 선거에서 실제로 막판 지지층 결집에 효과를 낸 전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선거에선 ‘정부 심판론’이 워낙 공고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읍소 작전이 통했던 선거로는 2004년 4월 17대 총선이 거론된다. 선거를 한 달가량 앞두고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서 선거판이 요동쳤다.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탄핵 역풍을 맞아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이때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과 탄핵 역풍에 속죄하는 의미로 여의도 당사를 나와 천막 텐트로 옮겨 선거운동을 벌였다. 당대표 취임 첫날엔 조계사를 찾아 108배를 했다. 여기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더해지면서 개헌 저지선(100석)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던 한나라당은 121석을 확보하며 선전했다.
2014년 6월 제6회 지방선거에서도 여권의 읍소 전략은 위력을 발휘했다. 선거 두 달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 여파로 새누리당의 완패가 예상됐던 시기다. 당시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등은 서울역광장에서 사과의 뜻으로 큰절을 했다. 선거 결과 새누리당은 17개의 광역단체장 중 경기, 인천, 부산 등 8곳에서 승리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물론 읍소 전략이 매번 통한 건 아니다. 2020년 4월 21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보신각 앞에서 ‘큰절 유세’를 펼쳤지만 민주당의 180석 대승을 막지 못했다.
정치권에선 읍소 전략이 지지층을 결집시켜 불리한 판세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현 여권 입장에선 최소한 ‘샤이 보수’를 투표장에 나오게 할 수는 있다는 얘기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에 실망한 사람들은 읍소한다고 돌아오지 않는다”며 “누가 어떤 내용을 호소하는지도 중요한데, 현재 많은 사람들은 읍소하는 주체가 윤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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