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기술 중심 ‘폐쇄형 사내 AI’ 운영 기조 깬 삼성전자
복수 빅테크 오픈소스 AI 모델 도입해 설계·생산 업무 효율성 향상 추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이 사내 업무 보조용 인공지능(AI)으로 메타에 이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모델을 추가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체 기술로 구축한 사내 AI ‘DS 어시스턴트’ 위주의 폐쇄적 운영 기조를 깨고 AI 활용을 반도체 개발·생산으로 확대해 업무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사내 AI를 개방형 멀티 모델 환경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업무 보안이 중요한 DS부문에서 외부 오픈소스 AI 모델 도입을 공식화한 것이다. 지난달 메타 모델을 처음 도입한 데 이어 이달에는 구글·MS 모델까지 추가했다. 이에 DS부문 임직원들은 각자의 업무 특성에 맞게 기능이 특화된 외부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사내 AI로 도입한 외부 모델은 ▲구글 ‘젬마3’(Gemma3) ▲MS ‘파이4’(Phi-4) ▲메타 ‘라마4’(Llama4)다. 최신 개방형 AI로 다양한 크기의 매개변수(파라미터) 버전이 시리즈처럼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이 중에서도 주로 경량화에 초점이 맞춰진 소형언어모델(sLM)을 사내 AI로 채택했다.

삼성전자는 각 모델의 특장점을 분석해 반도체 업무에 맞는 AI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치를 다룰 땐 파이4를, 이미지 정보를 분석하는 데엔 젬마3를 쓰는 식이다. 회사는 사내 AI 사용 변화를 직원들에게 소개하면서 앞서 도입한 라마4에 대해 “언어 혼용 문제가 개선돼 고난도 지식을 추론할 수 있고, 코드 생성 등 다양한 과업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사내 업무 보조용 AI를 자체 기술 위주로 운영하는 ‘폐쇄형 전략’을 취했다. DS부문은 지난 2023년 3월 사업장 내 챗GPT 사용을 허가했지만, 3주 만에 자사 반도체 정보가 외국 서버에 입력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DS부문 내 혁신센터(현 AI센터)를 중심으로 자체 업무 보조용 AI 개발을 진행했고, 같은 해 12월 보안 문제를 해결한 DS 어시스턴트를 사내에 도입했다.

다만 DS 어시스턴트가 폐쇄형으로 운영되면서 외부 데이터 활용이 어려운 한계를 보였다. 반도체 설계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수 없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외부 AI를 받아들여 최상의 도구(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외부 AI 모델들을 온프레미스(내부 구축형) 형태로 운영한다. 사업장 내 마련된 데이터 서버만으로도 사내 AI 운영이 가능해 사내 정보의 외부 유출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무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업무 유형별로 검토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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