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의 후 "파월, 다행히 곧 물러나"
파월, 이틀 연속 '관망' 기조 확인
상원서 "관세 영향 예측 어려워…신중한 접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후임을 3~4명으로 압축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금리 인하 압박에도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틀 연속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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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 교체 계획에 대한 질문에 "내 생각에 그는 끔찍하다. 다행히도 그는 곧 물러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Fed 의장 후보군이나 후임자 결정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차기 Fed 의장을 "곧"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놓고 자신의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인물을 내세워 파월 의장의 레임덕을 앞당기려는 의도가 깔렸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현재 차기 Fed 의장 후보군으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케빈 워시 전 Fed 이사 등이 거론된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초대 재무장관 후보에 올랐던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취임 이후에는 "멍청이", "너무 늦는 남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노골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이날도 파월 의장을 향해 "매우 멍청하고 정치적인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런 압박에도 불구하고 Fed는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내내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끈질긴 금리 인하 압박에도 통화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 의회 상원 은행위원회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출석해 "관세 부담이 인플레이션에 얼마나 많이 반영될지는 솔직히 말해 미리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관세 영향이) 클 수도 작을 수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실수하면 사람들은 그 대가를 오랫동안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관세가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확인하기 전까지는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전날 하원에 출석해서도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억제된다면 인하를 재개할 수 있다"면서도 "특정 회의를 지목하고 싶지 않다. 경제가 여전히 강력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6~8월 관세가 물가 등 경제에 의미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7월 금리 인하 주장에 선을 그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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