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06월17일 08시09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리브스메드의 핵심 제품인 상하좌우 90도 회전이 가능한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ArtiSentialTM)은 전 세계 의료진들에게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아티센셜은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인허가를 모두 획득해 전세계 72개국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은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는 “의사들이 보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수술 기구”라며 “케냐의 한 의사는 아티센셜을 써보고 복강경 수술의 판도를 바꿀 기구라며 개발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리브스메드의 상하좌우 90도 회전이 가능한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
의사들에게 의대 시절부터 익숙해진 수술 기구를 새로운 장비로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리브스메드도 처음 아티센셜을 출시할 때 이러한 부분을 우려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제품이 워낙 직관적이다 보니, 레지던트의 경우 30분 정도면 충분히 익숙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의사들 ‘최애템’되자 밸류도 ‘업’
아티센셜은 의사들 수술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성과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복할 필요 없이 최소침습을 통해 환자 환부를 수술할 수 있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빠르고 상처를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은 100편에 달하는 논문을 통해 임상적으로도 증명됐다.
회사에 따르면 아티센셜 관련 논문은 현재 99편에 이른다. ‘직장암 환자의 복강경 하 저위 전방 절제술(LAR) 시, 아티센셜 사용과 로봇 수술 접근법 비교’ 논문을 보면 아티센셜을 사용한 환자 그룹의 평균 수술 시간은 163.5분으로 로봇 수술 그룹(250.1분)보다 약 86분 짧았으며, 장루 생성률(수술받은 환자 중 인공항문이 만들어지는 비율)도 5.5%로 로봇 수술의 35.6%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결과적으로 아티센셜을 활용한 수술에서는 인공항문을 만들 확률이 로봇 수술을 했을 때보다 약 6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리브스메드의 기업가치는 현재 8300억원이다. 뷰티·미용 의료기기가 아닌, 치료용 의료기기 국내 개발사 중에서 1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는 리브스메드가 최초다. 2013년 최초 펀딩 당시만 해도 30억원 수준이던 리브스메드 기업가치는 시리즈B 라운드에서 300억원으로, 최근 마무리된 프리IPO 라운드에서는 8300억원까지 급등했다. 최초 투자 유치 이후 현재까지 기업가치가 무려 277배나 상승한 것이다.
리브스메드의 성장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서도 주목할 만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의약품·의료기기를 아우르는 바이오헬스 분야 가운데 의료기기가 외국산 제품 비중이 70% 이상으로 가장 높다. 그만큼 해외 제품 의존도가 큰 시장에서 국산 의료기기가 존재감을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리브스메드의 약진은 국산 의료기기의 글로벌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김홍철 성남산업진흥원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지원센터장은 “한 대당 20억원이 넘는 외산 복강경 수술로봇을 일정 영역 대체할 수 있는 다관절 수술기구”라며 “환자 비용 부담을 로봇 수술 비용 대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 활발한 의료진 교육훈련과 기업의 노력을 통해 매년 70% 내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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