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파리에어쇼 전시부스의 모습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동맹국이 생산하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로 항공우주, 방산 기업에 대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6~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파리 에어쇼 2025'에 참가했다. LG전자가 '파리 에어쇼'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마다 열리는 파리에어쇼는 영국 판버러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힌다. 항공우주, 방산 기업이 주로 참여한다.
LG전자는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항공, 보안관제실 등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이니지)인 'LG매그니트(MAGNIT)'를 전시했다. 정확한 색 표현과 디테일이 보안 작업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관람객에게 설명했다. 자동 픽셀 오류 감지 기능으로 중단 없이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LG전자는 산업 안보 차원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고객사에 강조했다. 유럽 기업이 유럽과 동맹 관계가 아닌 중국, 대만 등에서 생산·공급하는 디지털·전자 하드웨어의 의존도가 높고, 향후 공급망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75%는 중국에서 제작된다.
LG전자는 주요 부품을 한국과 유럽에서 조달할 수 있고, 공급망 다변화라는 점에서 기존 업체를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로 삼았다. 한국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라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LG전자는 한국에서 생산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디스플레이 제품에 활용 중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기업들은 제조 단계부터 보안, 안보를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유럽 내에서도 '기술 주권(Technological sovereignty)'이 중요한 전략적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국가나 지역에 과도하게 공급망을 의존하는 것을 피하는 움직임도 존재한다. 파리에어쇼에 참가한 항공우주, 방산, 에너지기업 등은 기술 안보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통합 보안 시스템인 'LG쉴드'도 선보였다. LG전자는 SW(소프트에어) 요구사항 분석, 설계, 구현, 검증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을 제거하고 검증을 통과한 제품에 'LG쉴드 인증'을 부여 중이다. 민감한 개인 식별 정보와 제품 이용 중에 발생하는 사용자 데이터까지 수집, 저장, 활용 등 전 과정에서 정보 유출 위험을 관리한다.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보안 관리를 해준다. 이밖에 LG전자는 항공기 내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한 제품 등을 파리에어쇼에 전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전쟁에 이어 불안한 글로벌 정세까지 이어지면서 제품 공급망의 다변화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중국, 대만 외에도 상호관세를 부과 등을 준비 중인 미국의 의존도도 낮춰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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