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을 떠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서로 비난과 모욕을 주고 받으면서, 머스크의 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페이스X·테슬라 등 머스크의 사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각종 수혜를 입어 왔지만, 오히려 정부의 집중 규제 및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주하는 머스크를 두고 “미쳤다”며 그의 기업에 대한 정부 계약을 삭감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절약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전 고문이자 머스크를 강하게 비판해온 스티브 배넌은 자신의 ‘워룸 라이브’ 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물자생산법을 근거로 스페이스X를 장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야한다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가 스페이스X를 압류해야한다”고 거들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상황이 점점 재밌어진다”며 “드래곤 우주선의 퇴역을 즉시 시작하겠다”고 응수했다. 드래곤 우주선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4.3톤의 우주선으로,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사람들을 수송하는 유일한 미국 우주선이다. 드래곤 우주선은 지난 3월 수개월간 국제 우주 정거장에 갇혔던 우주비행사들을 지구로 복귀 시키기도 했었다. 스페이스X가 드래곤 우주선의 운용을 멈춘다면, 미 항공우주국(NASA)는 국제 우주 정거장에 사람을 보내는데 러시아의 우주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보잉이 또 다른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진 못했다.
스페이스X는 최대 규모의 미국 연방 계약업체 중 하나다. 2008년 이후 스페이스X는 NASA, 미 공군 및 기타 기관으로 부터 20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수주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스페이스X는 미사일, 전장 통신, 위성 등 중요한 부문의 주요 기술 제공자”라며 “NASA 및 국방부가 스페이스X와 계약이 끊어진다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트럼프가 스페이스X에 대한 정부 계약을 취소하지 않더라고, 스페이스X를 옥죌 방법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스페이스X의 발사 기지 주변에 대한 환경 규제를 강화하며 로켓 발사를 어렵게 할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머스크의 경영 복귀로 크게 올랐던 테슬라의 주가는 하루만에 14% 폭락했다. 테슬라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자율주행에 대한 규제 완화부터, 미 교통안전관리국의 테슬라 자율주행 안정성 조사 등을 피할 수 있게 됐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원한다면 이번 달에 텍사스에서 공개 예정인 로보택시의 출시를 막고, 테슬라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설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이 밖에도 미 증권거래위 와 머스크의 소송도 재기될 수 있고, 뉴럴링크에 대한 식품의약국의 조사도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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