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상징 ‘여의도공원’ 막판 유세
“진짜 대한민국 민주주의 부활”
김어준 유튜브 출연…결집 호소
“상식적·정상적 세상 만들고 싶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막바지 ‘험지 공략’에 나선 지난 1일 울산광역시 일산해수욕장 앞에서 두팔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서울·경기 등 6·3 대선 최대 승부처 수도권 지역들을 순회하고 22일간의 공식선거운동을 마무리한다. 마지막 유세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던 국회 앞 여의도공원이다. 이번 6·3 조기대선이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선거라는 점을 마지막까지 강조하기 위한 장소 선정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북 북서울꿈의숲에서 강북·성북·도봉·노원 구민들을 만나 선거운동 일정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앞에서 유세를 벌이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으로 향한다.
성남주민교회 앞 기자회견과 야탑역 광장 유세를 통해 국민 화합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해법을 밝히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광명 철산로데오 거리에서는 광명 유권자들을 위한 교통·경제·복지 정책 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퇴근 시간에는 다시 서울에서 유세를 이어간다. 강서 서울식물원을 찾아 강서·양천구민들 앞에서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서울시립도서관 강서분관 조기 완공 지원방안 등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마지막 현장 피날레 유세는 오후 8시 영등포 국회 앞 여의도공원에서 벌인다. 이 자리에는 윤여준·박찬대 총괄상임선대위원장, 강금실·정은경·김경수·김동명 총괄선대위원장 등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주요 직책자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총집결해 이 후보의 막판 집중 유세를 지원한다. 이 후보는 여의도공원 유세를 마친 뒤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TV에서 ‘온라인 찐막유세123’ 라이브를 통해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종료되는 자정 전까지 유권자들과 소통한다.
앞서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달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선대위 출정식을 열고 유세 시작을 알렸다. 광화문 광장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이날의 마지막 유세지인 여의도공원 역시 집회가 이어졌던 장소다. 여의도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였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조기대선 승리를 통한 민주당 정부의 출범이 ‘내란 종식’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을 호소하기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광화문과 여의도는 비상계엄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모였던 곳”이라며 “유세를 빛의혁명 발상지인 광화문에서 시작해 여의도에서 마치는 수미상관을 보여주는 22일 동안의 일정”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 겸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후보 유세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칠흑 같은 내란의 어둠 속에서, 여의도 국회 앞에 서서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지킨 것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위대한 대한국민 여러분이었다”라며 “그 차가운 밤과 군홧발에도 꺾이지 않은 여러분의 의지와 용기, 그 빛은 오늘까지 꺼지지 않고 꿋꿋이 이어져 왔다”고 강조했다. 조 단장은 “내일 6월 3일은 그 빛의 혁명을 완성하는 날이다”라며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어둠을 걷어내듯, 여러분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내란의 어둠을 완전히 걷어내고 진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부활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유세에 앞서서는 친 민주당 성향 유튜브 채널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성남시장을 지내던 때 정부의 사찰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간 자신이 겪어온 정치적 위기들을 회고했다. 국회에서의 체포동의안 표결 등 여러 개의 형사재판을 받으면서 구속 기로에 놓였던 순간들과, 검찰 수사로 인한 가족수난사, 지난해 부산에서의 흉기 피습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제 인생을 반추해 보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많은데 벼랑 외길을 걸어왔던 것 같다. 삐끗하면 떨어지는 것”이라며 “떨어질 뻔하면 매달려서 어떻게든 기어 올라오고, 원래 삶이 죽거나 살거나 둘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다행히 살아있다”라고 말했다.
또 “제 자신이 당하는 것은 제가 선택한 것이니까 어떤 것이든 견뎌내는데, 죄 없는 자식들과 아내는 저를 믿고 아무것도 없이 이끌려들어왔는데, 그렇게 모욕하고 고통을 줬다”라며 “검찰은 어찌 됐든 찾아내서, 정말 먼지 털듯 쥐어짜고 털었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정말 저는 상식적인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냥 상식적이고 정상적이기만 해도 세상은 훨씬 살 만하다”면서 “나머지는 각자 경쟁해서 역량에 따라서 하는 것이지만 그 기본적인 판은 공정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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