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러브콜, 처음엔 왜 내게 싶었죠”
“유해진 영어 잘해 대화 많이 나눠...이제훈 꼼꼼한 배우”
바이런 만이 ‘소주전쟁’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쇼박스
할리우드 배우 바이런 만(58)이 첫 한국 영화 데뷔 ‘소주전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늘(30일) 개봉한 영화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바이런 만은 중국계 배우로 영화 ‘빅쇼트’(2016), ‘스카이스크래퍼’(2018) ‘방콕 크리미널’(2018) 등에서 활약한 배우다. ‘소주전쟁’에서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홍콩 본부장 고든을 연기했다.
바이런 만은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취재진에 인사를 건넸다.
그는 ‘소주전쟁’ 출연한 이유에 대해 “2023년에 저희 매니저가 이메일로 한국 제작사에서 출연 제안이 왔다고 하더라. 한국에서 3개월 정도 체류하면서 촬영해야 한다는데, 제가 한국인도 아니고 한국어를 못하는데 왜일까 궁금했는데, 대본을 읽고 보니 투자 은행에 소속된 중국계 미국인이더라. 흥미로운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참여를 결정했을 때 경력이 쌓이면서 영화 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진다. 한국 영화계가 전 세계 최고 중 하나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영화와 TV도 그렇다. 작업할 때는 유해진, 이제훈의 위상을 잘 몰라서 그냥 작품을 같이하는 동료라고 생각하고 작업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라면 영화 ‘기생충’이 LA에서 개봉하기 몇 달 전에 봉준호 감독님이 참석한 홍보 시사회에서 봤다. 외국어영화상을 타겠다 싶었는데, 더 큰 상을 받더라. ‘기생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 영화는 장르 자체를 독창적으로 구상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바이런 만이 한국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쇼박스
바이런 만은 극 중 악역에 가까운 기업 사냥꾼을 연기한 것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제 배우 커리어 내내 영웅적 캐릭터, 빌런 많이 맡아봤다. 연기하는 캐릭터를 판단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의도를 생각한다. 연기 측면에서 빌런 캐릭터가 더 풍부하다. ‘다크나이트’의 조커, 히스 레저도 그렇지 않나. 영화에 좋은 빌런이 없다면 영화가 플랫해진다. 중추가 없어진다. 크게 문제되는 건 없었다. 흥미로운 캐릭터인가를 생각한다. 선역보다는 빌런에게 흥미가 간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화 촬영 전에는 한국의 IMF 시절을 잘 몰랐고, 촬영 전 나름 조사를 해 봤다. 많은 나라에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큰 기업이나 정치가 큰 부침을 겪고 자산을 매각하는 일이 있는데, 이건 한국에서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은 일이라는 걸 배웠다. 그걸 통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해서 지금처럼 강력한 국가로 됐다는 걸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주전쟁’ 촬영 전 자신의 영어 대사를 구어체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고도 했다.
그는 “예전에 중국 작품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데, 번역 대본을 받을 때 문맥이나 미묘한 부분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다. 한 달동안 제작진과 대사를 번역 투가 아니라 구어체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금융권에 일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금융권 사람들만의 직설적인 언어 사용이나 욕 대사 등을 넣었다. 저는 할리우드에서 일할 때 중국어 대사가 꽤 어색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구어체 대사가 잘 나와 있다면 영미권 시청자들도 더 흥미를 가질 수 있고 몰입할 수 있으니까 그런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한국 촬영장에 대해서는 “할리우드와 한국의 연기 스타일에서는 큰 차이는 없다. 한국 촬영 현장 스타일이 스토리보드를 정확히 준수해서 촬영하는 게 신기하더라. 어떤 신을 찍을지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시간을 준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 수원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회식 기회를 많지 않았는데, 세트장에서 배우들과 시간을 보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유해진과 극 중에서 신은 많지 않은데, 평소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유해진이 여행도 많이 다니고 해서 영어를 흠잡을 데 없이 하더라. 시사회 때도 영어로 대화하면서 안부도 묻고 그랬다”며 유해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극 중 가장 많이 만난 이제훈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열심히 하는 배우더라. 진지하고 꼼꼼하게 연기하더라. 같이 나온 신이 테이크를 많이 가져갔는데, 이제훈이 만족할 때까지 테이크를 갔다. 그런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제훈에게 영어 대사가 30~40% 정도 될 거다. 그건 제가 영화에서 한국어를 연기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모국어가 아닐 때는 더 생각이 많아지고 내가 정확하게 연기하는지 더 부담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소화하고 잘는게 얼마나 면밀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바이런 만이 배우 유해진과 이제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진|쇼박스
영화 촬영 중 유해진이 출연한 영화 ‘택시 운전사’를, 이제훈이 출연한 드라마 ‘모범택시’를 보기도 했단다.
그렇다면 한국의 인상은 어땠을까. 그는 “촬영할 때 한국에 머물면서 좋아하는 곳도 많이 생겨 기뻤다. 홍보차 다시 오니까 두 번째 집에 온 것 같다. 지금 강남 쪽에서 머물고 있는데, 익숙했다. 음식도 마음에 들고 현대적인 부분이나 예의 바른 사람들, 안전한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최고 수준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촬영하면서 한국 음식을 많이 먹었다. 고깃집 갈 때도 있고 일상 음식을 많이 먹었다. LA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코리아타운에 가서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한국 음식이 낯설지 않았다. 특히 해장국이 기억에 남는다. 소주 마시고 다음 날 먹는 음식이라고 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바이런 만은 자신의 첫 한국 영화 출연을 두고 “내 배우 인생의 하이라이트”라고 표현했다.
그는 “연기 생활을 하다 보니까 제한 없이 열린 마음으로 있어야 한다는 걸 안다. 장르 캐릭터 가리면 안 된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지 모른다. 그런데 한국 영화에 한국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다는 건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말 놀랐다. 제가 한국인도 아니고 한국어도 못하는데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은 한국 영화에 나오니까 놀랍다. 한국에서 촬영했던 경험도 너무 좋았다. 한국 문화, 영화계를 경험하는 것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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