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크 장벽 높이자 우회 확보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인재 육성
"韓, 교육·산학협력 체계 개혁을"
24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푸티안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ICT 경진대회' 글로벌 결선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화웨이 제공
중국이 올해 인공지능(AI) 분야 인재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인력이 2000만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대적인 육성·확보에 나선다. 중국은 테크 인력 육성을 위해 중국 내 뿐 아니라 외국 인력에게도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이 대중 테크 장벽을 높이자 외국 인력 우회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세계의 고급 IT 인재를 싹쓸이하고 있는 데 이어 중국까지 인재 확보전에 나서면서 한국도 종합적인 인재 확보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중국 ICT 인재 생태계 백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중국 내 ICT 인재 수요는 6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2000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ICT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최근 수년 동안 중국 내 생성형 AI 개발 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올해 AI 인재 수요가 전년 대비 323%나 증가했다.
특히 올 1월 저비용 생성형 AI '딥시크'가 전세계에 충격을 준 이후 중국 내에서 AI 개발 경쟁이 불붙으면서 인재 수요가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 기업인 화웨이는 1000만명 이상의 AI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루융핑 화웨이 중국지역 교육·의료분야 총괄 디렉터는 24일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화웨이 ICT 경진대회'에서 "올해까지 전세계 ICT 인재 수요가 2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6000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전세계가 AI 분야의 교육 전환과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0만명 이상의 디지털·지능형 전문가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테크 인재 확보는 중국 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의 인재를 겨냥한다. 실제로 이번에 화웨이가 전세계 대학·대학원생과 교수를 대상으로 연 제9회 ICT 경진대회는 100여개국, 2000여개 대학의 21만명 이상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들 가운데 48개국에서 선발된 179개팀이 22~24일 선전에서 열린 글로벌 파이널 대회에 참가했다. 아프리카·유럽·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단순한 기술 경연을 넘어 교육과 산업을 잇는 실전 무대에서 기량을 선보였다.
이들은 향후 중국 테크 산업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풀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가로막는 것을 넘어 중국인이 미국 과학기술 분야에서 유학하거나 연구하는 것까지 견제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동남아 등 제3세계 인재를 육성 또는 확보해 인재난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중이 테크 인재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상황이 긴박해졌다. 국내 ICT 인재를 미중에 빼앗기지 않는 것은 물론 외국 인재를 유입시키는 전략도 전개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토종 테크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교육과 산학협력 체계를 개혁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국가AI위원이자 전 연세대 AI연구원장인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결국 고급인재 확보가 관건이다"라며 "글로벌 경쟁이 심해 쉽진 않겠으나 이들이 국내 AI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급여뿐 아니라 동기를 부여할 만한 복합적인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단지 수를 늘리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AI기술 발전에 맞춰 질적인 향상에 무게를 둘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선전(중국)=김나인·팽동현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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