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제품 기획·디자인 총괄로 조너선 아이브 영입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등 애플 디자인 핵심 인물
구글 AI 검색·에이전트, 스마트안경 공개 직후 발표
차세대 AI 리더 자리 놓고 전략적 맞불 가능성 제기
[서울=뉴시스] 오픈AI는 21일(현지 시간) 제품 기획·디자인 총괄로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왼쪽)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아이브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오픈AI 웹사이트 캡처)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아이폰 디자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너선 아이브가 오픈AI에 합류한다. 오픈AI는 아이브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 적합한 차세대 기기를 내년 중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이번 발표는 경쟁사인 구글이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차세대 AI 검색과 AI 에이전트 기술을 대거 공개한 직후 발표된 소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략적 맞불 카드로 해석하고 있다.
오픈AI는 21일(현지 시간)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제품 기획·디자인 총괄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아이브는 2019년까지 애플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 디자인을 총괄한 인물이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생전에 아이브를 '영적인 파트너'라며 특별히 신뢰했던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2년간 아이브와 함께 AI 전용 단말기 개발을 논의해 왔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영입 발표 소식을 전하면서 "30년 전 처음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며 느꼈던 기쁨, 경이로움, 창의적인 정신을 우리도 다시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이브도 "인류에게 영감을 주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과 협업하고 싶었다"며 "앞으로 겪게 될 엄청난 업무에 대한 책임감에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협업에 참여할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아이브 영입과 동시에 그가 운영하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아이오(io)'도 인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64억 달러(약 8조8000억원)로 아이오에서 일하던 50여명의 엔지니어, 과학자, 연구원, 물리학자, 제품 개발 전문가들도 오픈AI에 새로 합류했다.
AI 스타트업 휴메인은 9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옷에 부착해 사용하는 AI 비서 'AI 핀'을 공개했다. (사진=휴메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올트먼 CEO와 아이브가 화면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기기를 구상하고 있으며 카메라가 장착된 헤드폰 등 다양한 폼팩터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첫 제품은 내년 중에 선보일 전망인데 업계에선 벌써부터 아이브 특유의 디자인 철학과 오픈AI 기술력이 결합한,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기기가 탄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IT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AI는 과거 'AI 핀'을 개발한 AI 스타트업 휴메인에 투자할 정도로 새로운 형태의 AI 기기에 관심이 많다"며 "휴메인은 제품 완성도 부족으로 결국 실패했지만 아이브와의 협업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챗GPT 등 서비스에만 집중하던 오픈AI가 AI 기반 하드웨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에 따라 AI 기기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아이브의 전 직장인 애플은 AI 기술력뿐만 아니라 차세대 기기 개발에도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당일 애플 주가가 약 2%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구글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I/O 2025'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 워비 파커가 참여한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을 연말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근처 좋은 라멘집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면 AI가 구글 지도 기반으로 장소를 탐색한 후 화면 하단에 구글 지도 기반 내비게이션이 작동하는 모습 (영상=구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구글도 AI 기반 하드웨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픈AI의 아이브 영입 소식 발표 전날, 구글은 개발자 콘퍼런스 'I/O 2025'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확장현실(XR) 헤드셋뿐만 아니라 스마트안경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안경은 무게가 헤드셋보다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에 편안한 착용감이 장점이라 스마트폰 대체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XR 안경에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를 탑재했다며 휴대전화를 꺼낼 필요 없이 앱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메시지 보내기, 약속 잡기, 단계별 길 안내 요청, 사진 촬영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두 사람 간의 실시간 언어 번역 기능도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당분간 주류이겠지만 이미 그 다음 세대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며 "누가 먼저 AI 시대에 최적화된 새 기기 경험을 제시하는지가 리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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