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에너지 공약’ 보니
- 이재명, 원전과 절충방안 찾을 듯
- 김문수, 미니원전 상용화 등 강조
- 구체적 이행안 없고 재탕 정책도
- 재원·기후위기 대응 해법도 빠져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주요 대선후보가 에너지 관련 공약을 잇따라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기호 순)는 주로 ‘재생에너지 활성화’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신규 원전 건설’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이나 ‘원전 안전 강화’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2호기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李 석탄발전 폐쇄, 金 SMR 상용화
13일 각 정당의 대선후보 공약집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폐쇄 ▷분산형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효율적으로 연결·운영하는 ‘지능형 전력망’ 구축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위한 기업의 자발적 캠페인) 산업단지 조성 ▷기후테크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등을 에너지 관련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들 공약은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거나 국내 산업을 ‘탄소 저감형’ 구조로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수년째 2%대(국제신문 지난해 4월 17일 자 2면 보도)에 머무는 동남권의 탄소중립 실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추진 중인 부산에 지능형 전력망이 구축되면 지역의 전력자급률도 높일 수 있다.
다만 이 후보는 공약집에 ‘원전’ 관련 내용을 넣지 않았다. 앞서 이 후보가 지난달 25일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3차 토론회에서 “일방적인 탈원전도, 원전 중심의 정책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말한 만큼, 그가 대통령이 되면 탈원전과 친원전을 사실상 절충하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후보는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대형 원전(총 6기) 차질 없이 추진 ▷한국형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 ▷인공지능(AI) 시대 원전 비중 확대를 통한 에너지 공급능력 확충 ▷에너지 신기술 개발과 분산에너지 활성화 ▷산업용 전기료 인하 및 반값 전기료 기반 조성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가 목표로 정한 원전 발전 비중(전체 발전량 대비)은 60%(SMR 포함)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원전 발전 비중(산업통상자원부 집계 기준 31.7%)의 두 배에 달한다. 역시 분산에너지 활성화와 전기료 인하 등은 지역 산업·기업에 도움을 주거나 첨단 신산업의 비수도권 이전을 촉진할 수 있다.
▮재원조달 방안 명확하지 않아
문제는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데다 현 정부에서 이미 추진 중인 정책도 상당수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이행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은 채 다소 모호하다는 평가가 많다. 김 후보가 제시한 정책도 지난 2월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대부분 담긴 내용이다.
두루뭉술한 재원조달 방안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후보는 ‘정부 재정의 지출 구조조정분과 2025~2030년 연간 총수입 증가분 등으로 에너지 정책의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국비 활용 ▷민간 투자 유치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이다.
두 후보 모두 ‘원전 안전 강화’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원전 확대’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나 안전 강화 정책을 내놓지 않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공약집에 에너지 관련 내용을 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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