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아픔과 고통 따뜻한 위로 선물
‘흑마술’
현대미술 작가 김그린이 ‘왕따’라는 사회적 고통을 미술로 위로한다.
김 작가는 동물들의 판타지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첫 전시회 ‘가면 뒤에 숨은 우리’를 5월6일부터 5월13일까지 장소에서 개최한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당신의 아픔은 누군가에게 이해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김 작가는 “보이는 것보다 훨씬 조용하지만 더 따뜻한 말들’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 ‘흑마술’은 인간관계에서 늘 반복되는 소외와 외면의 감정을 동물 캐릭터로 치환해 그려낸 작품이다.
사람의 몸에 검은 동물 가면을 쓴 인물들은 순수해보이지만 표정도, 눈빛도 없이 조용히 서 있다.
그 곁에 함께 있는 듯 그러나 완전히 어울리지 못한 모습은 학교나 사회에서 겪는 ‘왕따’의 풍경을 연상시킨다.
김 작가는 “외면당하는 감정, 무관심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을 작품 속에서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김 작가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 관계, 자아를 동물 캐릭터로 치환하며 각각의 동물을 통해 사회적 역할, 젠더, 권력 구조를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 속 동물은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적인 형상을 띠지만 그 안에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 작가는 “관계 속에서 나를 잃거나 반대로 나만 고집했던 경험들 속에서 작업의 시작점을 찾았다”며 “감정은 늘 이중적이고 관계는 늘 불완전다. 나는 그 간극을 시각적으로 정리하고 싶었다. 특히 동물이라는 중성적 매개를 통해 사람보다 더 사람다운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동물이라는 친근하고 중립적인 매개체를 택한 이유는 관객이 감정적 방어 없이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 작가는 그 안에서 풍자와 유머, 사랑, 사회적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섞는 방식을 구사한다.
앵무새 머리를 한 인물들, 동화 같은 배경 속 상징들과 다채로운 색감 등은 겉보기에 유쾌하지만 사회적 ‘배제의 메커니즘’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왕따’ 문제이외에도 그는 또 다른 작품 ‘우리는 아직 회전목마 위에 있다’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상반된 감정을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아직 회전목마 위에 있다’
‘우리는 아직 회전목마 위에 있다’에서 회전목마 위에 앉아 있는 인물들은 연극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고 날개를 단 존재는 천사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Kindness bill(친절 청구서)’가 들려 있다.
이는 조건부 친절, 혹은 대가를 바라는 선의에 대한 풍자다. 선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거래’를 요구하는 현실을 작가는 아이러니한 방식으로 포착한다.
이와관련 이한수 미술인은 “작가의 판타지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기 위한 가장 감성적인 언어이며 미적 전략이다. 김그린의 작품은 동화적이지만 그 안에는 사회 비판, 윤리, 도덕, 관계의 복잡성 같은 동시대적 주제가 녹아 있다. 작가는 사랑과 선의, 아이러니한 관계 속에서 판타지를 빌려 우리에게 현실을 다시 보게 한다. 그리고 그 마법은 아이처럼 웃으며 현실을 꿰뚫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그린 작가는 지난해 8월 열린 뱅크 아트페어에서 1200여명의 작가 가운데 선정돼 공식 광고에 소개되기도 했다.
Copyright © 매경게임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