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우주 인터넷 시대] ④ 한국 첫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주관기관 공모 완료… R&D 속도 낸다
[편집자주] 일론 머스크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 법인 설립 2년여 만에 상용화를 앞뒀다. 영국 '원웹'에 이어 아마존 '카이퍼'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다가올 6G 시대 저궤도 위성이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국내 민관군에서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협력을 모색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 글로벌 저궤도 위성산업의 현황과 미래 시장 전망을 살펴본다.
저궤도 위성통신 체계 개념도/그래픽=이지혜
우리나라에서도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 위성통신 구축 계획이 국가 R&D(연구·개발) 사업으로 올해 막 첫발을 뗐다. 다만 실제 유용한 위성통신망을 자체 구축하려면 최소 수백 대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하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총괄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연구기관에 대한 평가가 종료돼 내달쯤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해 3200억원 규모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이 사업은 2030년까지 본체와 통신 탑재체로 구성된 저궤도 통신위성 2기와 지상국, 단말국이 하나의 체계를 이루는 '위성통신 체계 1식'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기술적으로 어렵고 투자 비용도 막대해 국내기업이 독자적으로 투자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봤다. 산업 생태계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총 3개 주관연구개발기관이 선정된다. 분야는 △위성 본체 △위성에 들어갈 통신 탑재체 △단말국 구축 등 3개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저궤도 위성 본체는 국가연구기관이 아닌 민간기업만 공모받았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개발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주관기관 발표와 동시에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R&D에 착수한다. 예타' '3수' 끝에 간신히 통과한데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이 이미 저궤도 통신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인 만큼 R&D 속도 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통해 발사할 위성 개수가 예비 타당성 조사 후 줄어든 배경이기도 하다. 당초 1차, 2차 발사로 나눠 위성 총 3대를 발사할 계획이었는데 최종적으로 2대를 한 번에 발사하게 됐다. 기술 실증에 드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각각 수만 대에 이르는 위성 발사 계획을 밝힌데다 최근 대만도 2029년까지 저궤도 통신위성 4대를 발사하겠다고 나선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위성 2대는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번 사업은) 통신 위성을 발사한 경험이 적은 우리 산업체에 마중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통신망을 구축하려면 결국 수백~수천 대 위성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통신 주권'의 차원에서 범정부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막대한 발사 및 운영 비용을 분담해 공동 통신망을 구축하는 '연합체' 구성을 제시했다.
한편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에서도 위성통신분야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진다. ETRI(한국정보통신연구원)는 '오픈 랜 기반 비지상망'(NTN) 기술을 연구 중이다. NTN은 위성을 활용해 지상망이 닿지 않는 해양, 사막 등 사각지대에도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은 지난 2월 국산 초소형 저궤도 위성에 쓰이는 X 대역(8~12기가헤르츠)의 측정표준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표준연은 "우리나라 6G 저궤도 위성통신의 품질을 정확히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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