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개의 MLCC가 차량 내부 곳곳에 빼곡히 탑재된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 제공 =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에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대규모로 공급한다. MLCC는 전기를 저장·방출해 회로를 보호하는 부품으로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필수품이다. 일명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15일 전자부품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BYD에서 MLCC 공급에 대한 최종 승인을 얻어 본격 납품에 돌입했다.
BYD는 올해 전기차 약 55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고 차량당 필요한 MLCC가 1만2000~1만8000개에 달해 삼성전기가 공급하는 MLCC는 적게는 수십억 개에서 많게는 수백억 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급하는 MLCC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같이 오작동 없이 오래 견뎌야 하는 차량용 부품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부품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전기차용 MLCC는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완성차 업체는 일반 정보기술(IT)용 제품보다 품질 테스트 기준을 훨씬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가 1위 전기차 업체에 공급을 시작한 만큼 향후 시장을 장악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세계 2위 미국 테슬라에도 MLCC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시장에서 BYD는 시장점유율 23.6%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순수전기차(BEV) 170만대, 하이브리드 전기차 250만대 등 총 420만대를 생산했다. 통상 순수전기차에는 차량당 최소 1만8000개, 하이브리드 전기차에는 차량당 최소 8000개의 MLCC가 탑재된다. BYD가 올해 필요로 하는 MLCC 물량만 700억개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복수 공급업체로 참여하더라도 연간 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MLCC는 일본 무라타·TDK, 한국 삼성전기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제품이다.
이번 대규모 MLCC 공급 성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난달 중국 방문과 관련이 있다. 이 회장은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관하는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하면서 광둥성 선전에 있는 BYD 본사를 방문해 주요 경영진과 함께 왕촨푸 BYD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은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면담하고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둘러봤다.
삼성은 그간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최근 중국 현지 브랜드가 성장하자 이들 기업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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