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설립 20주년 맞아 딥테크·국가전략기술 분야 기술사업화에 방점
단순 기술이전서 벗어나 창업·스케일업으로 확장된 체계로 전환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특구재단 제공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특구재단 제공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특구재단 제공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서 딥테크 기술사업화, 글로벌 협력 강화, 협업 기반의 기술사업화 혁신 생태계 활성화 등에 역량을 집중해 미래 산업 주도권 확보에 첨병 역할을 하겠습니다."
정희권(사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연구개발특구의 지향점은 우수한 공공연구성과 기반의 딥테크 기술사업화에 있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정 이사장은 올해 특구재단 설립 20주년을 맞아 연구개발특구 주도의 딥테크·국가전략기술 분야 기술사업화에 방점을 찍고, 이를 뒷받침하는 글로벌과 혁신 생태계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행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28년 동안 과학기술 분야 부처에서 국가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R&D) 사업 기획, 산학협력, 기술사업화, 국제협력 등 모든 업무를 두루 경험해 온 대표적인 과학기술 관료 출신이다. 과학기술부 우주기술협력팀장 시절 한국 최초 우주인을 선정했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업을 처음으로 기획해 국가 우주개발의 초석을 놓았다. 이후 과기정통부 국제협력관, 과학기술정책국장,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등 요직을 거쳤고, 2023년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을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한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었다.
정 이사장은 "2005년 공공기술 사업화 전문기관으로 설립된 특구재단이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다"며 "올해는 지난 20년 간의 성과 분석과 향후 발전 방안 논의를 통해 연구개발특구가 국가와 지역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 클러스터로 도약하는 원년의 해로 삼겠다"고 밝혔다.
2023년 12월 기준 연구개발특구(5개 광역특구·14개 강소특구)는 기업 1만4866개, 인력 12만4000명, R&D 투자 16조3000억원, 매출 81조5000억원의 국가·지역혁신 성장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 KAIST를 포함한 과학기술 특성화대학 등에서 창출된 딥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 기술이전, 기술출자 등과 연계한 사업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그는 "CES 2025에서 많은 사람들이 체감했듯이 AI, 바이오, 양자, 로보틱스 등 소위 시장에서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가 엄청난 '딥테크'를 중심으로 혁신의 속도가 빠르게 발전해 가고 있다"며 "앞으로의 글로벌 산업 트렌드는 딥테크 스타트업이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딥테크는 기초과학과 공학 지식에 기반한 첨단기술로, 세상과 인류의 삶을 변화시켜 미래 산업 창출과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기여한다. 이 때문에 기술 선도국들은 국가 차원의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구재단은 딥테크 분야의 공공기술 창업부터 이전(출자), 사업화, 실증·스케일업, 글로벌 성장에 이르기까지 기술사업화 전 주기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순 기술이전 중심의 사업화에서 벗어나 연구소기업 설립 등 딥테크 기반 창업과 스케일업으로 확장된 기술사업화 체계로 전환했다.
정 이사장은 "공공연구기관의 기술 사업화를 위해 설립된 연구소기업이 딥테크·국가전략기술 사업화의 성공 모델이 돼야 한다"며 "그 가능성을 홍릉 강소특구의 연구소기업인 큐어버스가 치매 치료후보물질을 5000억원 규모로 해외에 이전함으로써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시총 20조원을 넘긴 알테오젠과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도 대덕특구의 딥테크 기반으로 창업해 성공한 모델로 꼽힌다.
그는 "연구개발특구 내 딥테크들이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 협력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구재단은 이를 위해 올해부터 바이오, 우주·항공, AI등 딥테크 스타트업의 현지 실증과 사업화를 위한 '글로벌 부스터업 사업'을 통해 글로벌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싱가포르, 두바이 등 아시아·중동지역으로 글로벌 기술협력과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최근 방문한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공공기술 기반의 딥테크 스타트업의 사업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특구재단의 경우 유관기관과 협력해 우리의 유무형 혁신자원을 토대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사업화 지원 기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구재단은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딥테크 스타트업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 진출에 앞서 첨단 신기술을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데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드론 기업인 나르마의 수소연료전지 탑재 드론에 대한 실증특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발사체 임시허가 1호 승인 등 특구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딥테크 스타트업 실증·기술사업화에 기여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지난 50년 간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해 온 대덕특구가 딥테크의 전진기지로 국가 기술안보와 기술주권 확보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주요 출연연과 과학기술 특성화대학, 대기업 연구소가 밀집한 대덕특구는 딥테크 실증과 사업화, 글로벌화에 최적의 인프라를 갖췄다"며 "대덕특구가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딥테크·전략기술의 대한민국 혁신 플랫폼이자 성공모델로 자리잡아 우리나라의 기술주권과 기술안보를 책임지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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