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운 경희대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
뇌 속 노화된 미세아교세포를 젊게 되돌려 뇌의 불순물을 먹어치우 탐식 및 인지기능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김동운 경희대 교수와 신효정 충남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뇌세포의 80%를 차지하는 교세포 중 미세아교세포를 역노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치매 치료의 새 전략을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는 뇌에 독성을 띠는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과도하게 축적되고 그로 인해 시냅스가 사라지면서 결국 기억을 잃게 되는 병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 속 미세아교세포가 노화되면서 플라크를 먹어 치우는 탐식 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신경염증 및 뇌인지 기능 장애가 유도된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세아교세포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유전체 및 약물 전달 기술의 부재로 세포 기능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나노입자가 미세아교세포에 높은 효율로 섭취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를 통해
미세아교세포에 표적 유전체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방법을 알츠하이머를 겪고 있는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나노입자가 전달한 표적 유전체가 세포노화유도인자인 ‘p16ink4a’ 유전자를 억제함으로써 늙은 미세아교세포를 젊은 미세아교세포로 역노화시켰다. 이를 통해 미세아교세포의 탐식 및 인지기능이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뇌 속 신경염증의 주요 매개체인 미세아교세포를 대상으로 역노화와 같은 기능 조절을 통해 인지력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김동운 교수는 “뇌 내 미세아교세포로 약물 또는 유전체 전달 조절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이를 확장해 혈관뇌장벽 통과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초음파활용 약물전달기술, 또는 나노입자 특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신경퇴화’에 지난달 18일 게재됐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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