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 (출처 :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수행비서가 자신의 카드로 김 씨의 식사비를 결제한 다음 법인카드로 재결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오늘(8일) 김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기한 전 경기도청 비서 조명현 씨에 대한 검찰 측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이날 조 씨를 상대로 그의 상관인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로부터 지시 받은 업무 내용을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검찰은 조 씨가 배 씨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여주며 "증인이 '카드깡 하러 왔습니다', '오늘 초밥집 카드깡 할 예정입니다'라고 하는데, 카드깡이 어떤 의미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조 씨는 "제 카드나 배 씨 개인카드로 결제하고, 점심시간이나 법인카드 사용 가능한 시간에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조 씨는 김 씨도 이같은 법인카드 결제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그 부분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습니다.
조 씨가 김 씨의 친인척 명절 선물 준비한 구체적 정황도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검찰이 "2021년 9월 배 씨가 증인에게 주소를 보낸다. '장모님, 둘째 형님, 막내 형님, 남동생' 등 명단과 명절 선물이 적힌 리스트"라며 "배우자나 이재명 대표 지시에 따라 이뤄졌나"란 질문에 조 씨는 "그렇다. 제가 (선물을) 가져다 놓았다"고 했습니다.
조 씨는 또 2021년 3월 경기도청 첫 출근 날 배 씨가 텔레그램으로 '이제부터 안 보이고 안 들리고 말 못 하는 거 추카해요'라고 한 데 대해 도지사 가족들의 사적 영역을 수행하는 걸로 이해한 게 맞는다며 "보안 사항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선 증인신문 질문을 두고 김 씨 측과 검찰이 공방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김 씨 측은 "피고인 성품을 아주 포괄적으로 보여주려는 것 같다"며 "공관과 자택으로 음식을 배달했다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나"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배 씨가 본인 모르게 음식을 결제했다고 한 사안"이라며 "평소 피고인과 배 씨의 관계를 봐야 하고, 과연 배 씨가 피고인 모르게 대금을 결제하고 제공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김 씨 측 김칠준 변호사는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증인은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고 지금도 모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검사와 증인이 법정 증언을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대선 당시인 2021년 8월 서울 모 음식점에서 민주당 의원 배우자 3명과 자신의 운전기사, 변호사 등에게 총 10만4천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 씨의 나머지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이 대표의 유용 지시 및 묵인 혐의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오전 9시 30분에 열립니다.
손인해 기자 s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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