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생활로 모은 5000여만원 기부
부산 북구청 "나눔 온기 오래 기억될 것"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가난한 학생들, 서러움 느끼지 않게 해주세요.”
한평생 가난하게 살며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80대 어르신이 홀로 생을 마감했다.
7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권옥선(86) 할머니는 1일 만덕동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권 할머니는 올 1월 저소득층 학생 등 불우이웃에게 써달라며 5000여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만덕3동 행정 복지센터, 적십자 등에 나눠 기부했다.
이돈은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권 할머니가 평생 모은 전 재산으로 확인됐다. 가사도우미 생활을 하며 어렵게 모은 돈을 자신처럼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쓴 것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할머니는 누구보다 가난이 주는 설움을 알고 있었다. 그는 “세상 떠날 때는 다 나누고 가는 게 도리”라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서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위해 써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나눈 후 할머니는 빠르게 쇠약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3월21일 요양병원에 자진 입소한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호흡곤란 등을 겪다가 영원히 눈을 감았다.
자녀 등 연고자가 없는 할머니 장례는 북구청이 지역의 한 장례식장을 빌려 공영장례로 치렀다.
북구 관계자는 “고독한 삶 속에서도 나눔을 실천하며 보여준 온기는 우리 사회에 오래 남아 기억될 것 같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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