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합류 공식‧비공식 요청 다 없었다”
“이재명과 조국에 밀린다? 기막힌 일”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오른쪽)이 2일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 인근에서 인천 동·미추홀을에 출마한 윤상현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이 의대 증원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51분 대국민 담화에 대해 "총선 전에 왜 이러시나"라며 "뚝심과 오기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운전하며 대전으로 내려가면서 (윤 대통령의 담화를) 51분 동안 다 들었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너무 실망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실망한 이유에 대해선 "총선 전 이제까지 하던 말씀을 다시 더 강하게 반복한 것이기 때문이었다"며 "담화를 51분 할 필요 없이 1분 해서 '전공의 만나겠다. 전공의 대표들 다 오셔라. 내가 몇 시간이든 이야기 듣겠다' '우리 한번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해법을 같이 찾아보자'는 등 전공의들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면 지금쯤 좀 좋아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실 안에도 '유연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럼에도 담화에 이 같은 기조가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선 "대통령의 의지로 담화문 안에 화물연대, 건폭 이야기하는 등 그동안 대통령이 뚝심으로 잘한 부분을 많이 말했다"며 "(그러나) 뚝심과 오기는 종이 한 장 차이로 국민들이 잘한다고 평가하면 뚝심이 되고 잘못하는 거라고 평가하면 오기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전공의는 당연히 만나야 하고 전공의 안에도 목소리가 다양하니까 대표자만 만나지 말고 지방, 서울 등 다양한 전공의들 만나 5시간, 10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법을 좀 찾았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한편 개인 자격으로 일부 국민의힘 총선 후보자들의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는 유 전 의원은 당으로부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 차원에서 선대위 합류 요청이 있었나'라는 질의에 "없었다. 비공식도 없었다"고 말했다. '당에서 정식 요청을 했으면 응했을 것인가'라고 묻자 "당을 지키겠다고 했고 공천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백의종군을 해도 좋고, 요청이 있으면 당연히 응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원 유세 동선이 겹치지 않는데, 만난 적 있느냐'라는 취지로 질문하자 "전혀 못 봤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한 물음엔 "전혀 모른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세운 총선 전략에 대해서도 아쉬운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한 위원장이) 이재명·조국 심판론을 이야기하는데 거기에 플러스가 있어야 되지 않나"라며 "이·조 심판론은 2년 전에 우리가 했던 것이다. 그걸로 대선에서 이겼기 때문에 무한 책임을 가진 집권 여당이 됐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심판이라는 말은 야당의 프레임"이라며 "심판을 정부 여당이 입에 올리는 순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이·조 심판 중에 뭐를 더 심판해야 되느냐. 이런 프레임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들 제일 원하시는 민생 경제, 공정한 사회 문제, 양극화 문제, 인구 문제 등 이런 것을 해결하겠다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했어야 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금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정치 못 할 사람이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심에서 2년 징역형을 받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면 정치를 못하는 사람이다. 기가 막히다"라면서 "지금은 반성하고 자세를 낮추고 국민에게 '제발, 윤 정부 임기가 3년 남아있는데 3년 동안 중요한 일들이 국민을 위해 얼마나 많냐. 일할 기회를 달라'고 유세에서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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