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원주·고양 등 8곳 순회
“李, 말로만 4·3… 제주 아픔 이용
피해자 직권재심 늘린 건 尹정부”
인구부 산하 청년청 설치 공약도
“이재명 대표는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출신입니다,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강원 춘천에서 유세차에 올라 이같이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은 4·3 학살의 후예’라고 한 데 대해 똑같이 극언으로 맞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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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과 포옹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강원도 원주 롯데시네마 인근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박정하(강원 원주시갑) 후보, 김완섭(강원 원주시을)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원주=뉴시스 |
한 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와 같은 분이야말로 제주 역사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해왔지 실제로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행동한 건 없다”며 “말로만 4·3, 4·3 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직권 재심을 민간법원으로 확대한 게 바로 우리 정부고 저”라며 “말로만 4·3을 이용하는 것과 실제로 직권 재심 확대해서 실천하는 것, 어떤 게 역사를 제대로 보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일베 출신 이 대표에게 오히려 묻는다. 그러면 그동안 왜 그거 하라고 말 안 하고, 그냥 4·3 이날만 와서 말로만 제주민을 위하는 척하는지 제가 묻고 싶다”고 했다.
이날 충북 충주에서 시작해 강원 원주, 경기 고양 등 8개 지역을 순회한 한 위원장은 종일 이 대표를 겨냥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한 위원장은 원주에서 “어제(2일) 이 대표가 나경원 후보를 향해 ‘나베’(나 후보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이름을 섞은 표현)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나 후보의 멸칭을 직접 언급했으니 저도 묻겠다. 이 대표의 별명이 뭡니까”라고 외쳤고, 유세차 주위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찢재명”이라고 소리 질렀다. 그는 “그거 제가 만든 게 아니라 이 대표가 진짜 형수에게 한 말 아닌가”라며 “그게 이 대표의 머릿속에 있는 여성관이고 인간관”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여당 안팎에서 ‘100석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예측이 잇따르자, 한 위원장이 외연 확장보다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최근 전통적인 보수층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강원도 춘천시 명동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춘천철원화천양구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김혜란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후보, 한기호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인구부 산하에 청년청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앞서 저출생 대책으로 인구부 설치를 공약한 데 이어 청년 정책을 총괄할 청년청 설치 약속을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강원 원주 유세에서 “국민의힘은 청년청을 인구부 산하에 둬서 청년 정책을 통할하게 할 것”이라며 “청년의 정치 참여와 권익을 맨 앞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는 4·10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직 지지 후보 및 정당을 정하지 못한 20대나 30대 청년 유권자가 많다고 판단, 이들의 표심에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또 이날 50인 미만 사업장 대상 중대재해처벌법 2년 적용 유예를 재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당 격차해소특별위원장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제 근간이자 서민경제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83만 소상공인·자영업자, 800만의 근로자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충주·원주·춘천=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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