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민윤기 치료센터는 단순한 치료 공간이 아닙니다."(김일중 아나운서)
첫 시작은 재능 기부였다. '방탄소년단' 슈가가 소아정신과 권위자인 세브란스병원 천근아 교수를 찾아온 것.
"슈가 씨가 작년 11월에 저를 찾아왔어요. 음악 재능 기부 의사를 밝히셨죠."
슈가는 천 교수의 저서 <자폐스펙트럼장애-최신 뇌과학 이론과 임상적 실제의 모든 것>까지 읽은 상태였다.
천 교수는 "처음 만난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슈가가 500페이지에 달하는 교과서를 대부분 읽고 왔더라"며 "질문이 너무 심도 있고 날카로워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세브란스 측이 24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음악으로 전하는 위로, 민윤기 치료센터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일명 슈가 프로젝트 후일담을 전했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슈가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을 위해 설립한 전문 센터다. 세브란스 병원에 50억 원을 기부한 걸 계기로 생겨났다. 지난 23일 병원 제중관 1층에서 착공식을 열었다.
천 교수는 슈가의 재능 기부 의사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사실 걱정이 많이 됐다. (그래도) 슈가의 진정성에 이끌렸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마인드(MIND) 프로그램이 세상에 나왔다. 음악으로 상호작용하고, 감각적 경험을 높이며, 개별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7개월간 겪은 슈가에 대해 언급했다. "프로그램 참여 내내 한 번도 지각 안 하고 오히려 나보다 일찍 왔다. 치료자들과 사전 준비 미팅을 하는 걸 보고 내가 숙연해졌다"고 칭찬했다.
진정성 있는 모습이었다. 천 교수는 "(슈가가) 아이들 눈높이에, 호흡에 맞추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썼다. 그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기쁜 마음으로 치료하고 있고 힐링의 시간이겠구나 (싶었다)"며 "모든 치료자들이 상당히 그 진정성에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교감 방식에 관한 설명 역시 들을 수 있었다. 슈가의 노래가 아이들에게 공감을 경험하게 했다. 악기 연주는 이들의 말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시간을 선사했다.
가장 도움이 된 건, 무엇보다 기부였다. 슈가가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것. 전용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재정적 후원을 결심했다.
천 교수는 "음악을 매개로 세상과 연결이 되는 경험을 확인했다"면서 "미술, 운동, 예술 프로그램까지 확장해서 문화예술 직업군이 나올 수 있도록 민윤기 치료센터가 발판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슈가는 지속적으로 '민윤기 치료센터'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힘을 보태겠다고 말씀 주셨다. 이 센터를 점점 확장시키고 고도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단풍이 좋은 가을에는 뮤직 캠프를 꾸리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따뜻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진=세브란스 유튜브 캡처>
Copyright © 디스패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