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물가상승률 3.1%… "물가 전망경로 불확실성 크다"
원/달러 환율 1350원 돌파… 미국경기 호조에 달러 강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지난 2월2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임한별(머니S)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3%대에 올라선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1350원 선을 뚫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에 더해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올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12월 3%대를 지속하다 올해 1월(2.8%) 2%대로 떨어진 이후 다시 2개월 연속 3.1%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도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11.7%로 2021년 4월(13.2%)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19.5% 올라 6개월 연속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6개월 이상 10%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2월∼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1.2% 올라 2월(-1.5%) 대비 상승 전환했다. 이는 1년2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3월 평균 배럴당 84.7달러를 기록, 전월(81.2달러)보다 비싸졌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유가와 농산물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작황 부진에 따라 당분간 높은 농산물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동 지정학적 분쟁과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 미국의 견조한 경기에 수요 압력까지 겹치며 유가는 상방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는 것 역시 환율을 끌어올려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 6월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일주일전 70%대에서 현재 60%대로 낮아졌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1350원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줄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원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진 영향이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35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비 2.7원 오른 수준으로 종가 기준으론 올해 들어 가장 높다. 지난해 11월 1일(1357.3원)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는 수입물가를 밀어올리고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원유와 곡물가 등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급격한 환율 상승은 물가 예측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만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수록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높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고환율과 고물가에 더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수록 한은이 선뜻 금리를 내리기엔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