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소 2주년 국군외상센터…의료위기 상황 비상진료체계 가동
국내 최고 수준 ‘자리매김’…외상환자 400여 명 치료
국군외상센터가 장병·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임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의료진의 뛰어난 의술과 헌신적인 치료로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센터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국군외상센터 의료진이 환자 모형을 이용해 응급의료처치 훈련을 하는 모습. 국방일보 제공
"국군외상센터가 아니었다면 남편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최근 전공의 파업 장기화로 민간병원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오는 20일 개소 2주년을 맞는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내 국군외상센터에서 고난도 개두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적처럼 살아난 민간인 환자의 아내가 눈물을 글썽이며 전한 한마디다.
특히 최근에는 머리를 심하게 다친 민간인 환자의 응급 외상처치와 함께 민간 상급병원에서도 쉽지 않은 고난도 뇌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기적처럼 살려 낸 일이 알려졌다.
이 환자는 지난달 7일 오후 4시경 경기도 용인시 인근에서 파라솔 교체작업을 하던 중 3.5m 높이에서 떨어져 두부(頭部) 외상이 발생했다. 의식 저하와 뇌출혈 의심증상도 나타났다. 후송 과정에서 민간 상급종합병원에 먼저 문의했지만 치료와 수술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환자는 당시 치료·수술이 가능했던 국군외상센터로 119구급차를 통해 사고 40분 만에 후송됐다. 최초 외상처치를 한 뒤 오후 5시경 바로 수술실로 이동해 두부 내 출혈로 인한 뇌압 상승 제어를 위한 1차 개두수술이 진행됐다.
당시 환자는 심장 스텐트 시술로 항응고제를 매일 복용하고 있었다. 이로 인한 뇌출혈 양이 많아 신속한 수술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중한 상태였다. 환자는 지난달 19일 2차 수술을 마친 뒤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환자의 부인은 "다른 병원에 연락했지만 전문의가 없어 수술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낙심했다"며 "하지만 이곳에서 남편을 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이 심혈관질환을 앓는 상황에서 머리 내 출혈이 심해 가망이 없다고까지 생각했다"며 "외상센터 의료진의 실력과 헌신으로 기적처럼 살아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보호자의 눈에는 감사의 눈물이 맺혔다.
국군수도병원은 2일 "군 특수외상과 장병·민간인 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국군외상센터가 오는 20일 개소 2주년을 맞는다"며 "지난 2년간 치료한 외상환자는 400명 정도로, 치료환자 중에는 민간인 응급환자도 다수"라고 밝혔다.
국군외상센터는 군 응급 외상환자 발생 때 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와 연계해 현장 응급처치부터 의무후송헬기를 활용한 센터로의 후송·치료로 이어지는 ‘원스톱 응급환자 지원체계’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월부터는 센터가 있는 경기도 동부권역 민간인 응급환자 진료까지 범위를 확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또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인한 보건의료 재난위기 상황에서 비상진료체계 가동으로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센터는 지난해 232건의 외상환자 치료를 기록했다. 4월 개소를 감안하더라도 2022년(101건)과 비교하면 치료 수치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중 40%는 민간인 외상환자였고, 중증 외상환자 후송 빈도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장병뿐만 아니라 대국민 진료·치료에도 앞장서며 국가 외상체계 유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이호준(육군 중령) 중환자실장은 "보호자께 ‘절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증상이 호전돼 2차 수술을 무사히 마친 현재는 환자분 스스로 호흡이 가능하고 팔다리가 움직이는 정도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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