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4.3% 늘어난 2651억
애플페이 효과 영업익 11% 쑥
신한·삼성·KB는 실적 '뒷걸음'
현대카드 사옥. <현대카드 제공>
지난해 '빅 5' 전업 카드사 중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는 고금리에 따른 조달·대손비용 증가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롯데카드는 일회성 비용인 자회사 매각이익을 빼면 순이익이 뒷걸음질 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연체율도 상승했다. 현대카드는 3년 연속 '0%대' 연체율 행진을 이어갔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651억원으로 전년(2540억원)과 비교해 111억원(4.3%) 늘었다. 현대카드는 "전 상품 영역의 회원 및 신용판매 취급액 증가로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조달비용 상승 등에도 영업익이 전년(3153억원)보다 11% 증가한 35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애플페이 도입 효과와 함께 해외 특화 프리미엄 상품 출시로 해외 결제액은 1조1666억원(74.%) 늘었다. 신용판매 취급액은 전년(131조원)보다 18조원가량 늘어난 150조원을 기록했다. 회원수의 경우 1173만명으로 1년 새 69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와 달리 상위권 카드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6206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6414억원)보다 3.2%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6223억원에서 6094억원으로 129억원(2.1%) 줄었다. KB국민카드 역시 7.3% 감소한 351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교통카드 사업 자회사였던 로카모빌리티의 매각하며, 해당 효과를 반영할 경우 국민카드를 넘어선 순익을 나타냈다. 롯데카드의 작년 순익은 로카모빌리티를 매각한 일회성 처분익(1920억원)을 반영할 경우 3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539억원) 대비 47.6%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해당 매각 효과를 제외하면 1828억원으로 28% 감소했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4월 호주계 사모펀드(PEF) 맥쿼리자산운용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를 415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롯데카드 측은 "자회사 매각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레버리지 배율이 개선되고, 영업 자산 확대 체력을 확보했다"며 "유동성 확보에 따른 조달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판매와 금융사업의 견고한 성장세로 인해 영업수익이 18.8% 증가하는 등 성장 기반을 공고히 했음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대손비용 증가 탓에 자회사 매각 효과를 제외하면 이익 규모는 줄었다"고 덧붙였다.
눈길을 끄는 것은 건전성 지표다. 롯데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8%로 가장 높았다. 롯데카드는 전년(1.15%)과 비교해 0.65%포인트(p) 크게 증가했다. 고금리로 카드 대출 또는 대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그 다음으로 신한카드(1.45%), 삼성카드(1.2%), 국민카드(1.03%) 등 순이었다.
현대카드는 3년 연속 연체율은 1% 미만으로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0.63%로 전년(0.89%) 대비 0.26%p 감소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선언한 정태영 부회장의 경영전략이 제대로 작동한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 상품 운영으로 금융 취급액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업계 최저 연체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에 따라 카드사들은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선방한 현대카드도 이익 개선세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연체율 관리와 함께 비용 절감 경영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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