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알리·테무 국내 시장 진입
국내 커머스 시장 빨간불
네이버 주가 하락에 영향
카카오 주가 안정적이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이 내놓는 '초저가' 상품들이 고물가에 허덕이던 소비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결과다. 반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세엔 제동이 걸렸다. 최근 하락한 네이버의 주가는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카카오 주가는 아직 견고하지만, 언제까지 그럴지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 커머스 플랫폼의 위협적인 성장세에 네카오의 주가가 갈렸다. 사진은 알리 한국대표 레이 장.[사진=연합뉴스]
중국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공습에 네카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일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19만1800원으로, 지난해 연말 22만4000원 대비 14.4%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는 하락 폭(-0.92%)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네이버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간단하다. 초저가로 무장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네이버 커머스 성장세가 둔화할 거란 우려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네이버 쇼핑' 거래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성장률(10.6%)을 한참 밑도는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만큼 중국 커머스 플랫폼의 위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 2월 알리와 테무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각각 818만명, 581만명이었다. 두 플랫폼 모두 같은 기간 G마켓(553만명)의 MAU를 훌쩍 넘어섰다. 그중 알리는 11번가(736만명)를 따돌리고 쿠팡(3010만명)에 이어 MAU 부문 2위에 올랐다.
다만, 이 지점에서 주목할 건 있다. 카카오의 역설적인 주가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커머스'를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는 카카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카카오 이커머스 서비스의 포지션이 아직은 알리·테무와 달라서다.
카카오 커머스는 매출의 70% 이상이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발생한다. 상품을 선물용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이곳에 들르는 소비자는 가격에 덜 민감하다. 선물을 편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락인(Lock-in) 효과도 있다.
증권가에서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 커머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점치는 이유다.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역시 "가격 소비 중심의 플랫폼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카카오 커머스는 가격 소비보다 가치 소비를 지향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자료│와이즈앱리테일굿즈, 참고│2024년 2월 기준]
그렇다고 카카오가 방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알리와 테무가 커질수록 카카오 커머스 사업도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들이 상품군을 늘리면 가치소비를 꾀하던 소비자도 가격소비로 방향을 돌릴 수 있어서다.
"네이버 쇼핑 모델은 광고 중심이어서 중국 플랫폼은 전략적 파트너이기도 하다"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말도 곱씹어볼 필요 있다. 알리와 테무가 사용자를 모집하기 위해 플랫폼 광고를 경쟁적으로 늘리면 자신들의 실적도 늘어날 것이란 계산인데, 이는 단기 호재에 불과하다. 중국 플랫폼과 광고사업 파트너를 맺는 건 위협적인 경쟁자의 점유율을 되레 키워줄 수 있어서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 교수(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는 "알리와 테무가 공격적으로 시장 영역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선 네이버와 카카오에 장기적으로 득이 될 수 없다"면서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플랫폼의 영향력을 네카오도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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