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 아집, 마이동풍, 전파 낭비…비판 잇따라
신현영 "대화 물꼬 기대했지만, '2000명'에 매몰"
이준석 "현실 인식에 개탄…총구 돌릴 때 아냐"
'의대증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야권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강민석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본부 대변인은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50분간 혼자서 일방적으로 자화자찬하는 자리였다"며 "또다시 주요한 국정 현안에 대해 기자회견 대신 대국민 담화 형식을 택했고, 기자와의 문답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선, 아집, 남 탓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며 "윤 대통령은 물가가 마치 안정적으로 잡힌 상태인 것처럼 말하면서 '대파 875원'의 인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의대 2천명 증원 방침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1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의사 출신으로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지낸 신현영 대변인도 가세했다. 신 대변인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전향적 태도 변화를 통해 의료대란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트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역시나 마이동풍 정권임을 확인시켜주는 담화"라며 "2000명 숫자에 매몰된 불통 정부"라고 꼬집었다.
특히 "부실 의대·부실 교육을 방지할 수 있는 현장의 여건을 고려한 합리적 증원 계획을 마련해 의료계를 설득해야 한다"며 "정부와 의료계 협의로는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려우니, 여야는 물론 사회 각계가 함께 참여해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개혁이 이뤄질 수 있는 대타협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제3지대를 비롯한 다른 야당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개탄한다"며 "또 누군가에게 총구를 돌리고 공격할 시기가 아니라, 물가 관리에 실패한 것을 반성하고 어떻게 해야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이야기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2년간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며 사람을 내치기 위해 권력을 사용해온 대통령의 행태를 반성하라"며 "의대 증원 문제로 단기적인 이익이나 얻어볼까 고민하는 대통령, 아무리 봐도 통치 능력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지수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만우절이다. 내용도, 해법도 없는 장광설을 들어야 했던 국민들의 고충에 위로의 말씀부터 올린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 상황에서, 혹시라도 해법을 기대했던 국민의 기대를 여지없이 저버리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피고인의 죄를 입증하기 위한 논거를 주르륵 읊듯 하는 대통령의 담화문에 할 말을 잃었다"며 "오늘의 담화문은 전파 낭비와 국민들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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