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주요 유통채널 점유율 추이/그래픽=최헌정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비자에게 가전을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거래)를 강화하고 있다. 공식몰 전용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이커머스 플랫폼 성격까지 공식몰에 담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고, 소비자 정보까지 직접 얻겠다는 전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2C센터는 오는 12일까지 이(e)스토어 부문에서 경력직원 채용신청을 받는다. 채용부분은 △이스토어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 △이커머스 아키텍트 △이스토어 플랫폼 보안·운영 △이스토어 판매 프로세스 관리 △온라인 비즈 프로세스 관리 등 다양하다.
삼성전자는 2022년 글로벌마케팅실 산하에 전사의 D2C 사업을 총괄하는 D2C센터를 신설하고,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강화에 힘 쏟고 있다. 삼성닷컴(온라인), 삼성스토어(오프라인)은 대표적인 삼성전자의 D2C 채널이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판매채널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삼성닷컴을 변모시키고 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닷컴 판매를 강화 중이다.
또 e식품관, 펫케어스토어 등을 통해 다른 브랜드의 제품도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격도 갖추며 외연을 확장 중이다. 삼성닷컴 e식품관에서는 밀키트, 간편식, 생수부터 세제·세탁용품, 주방용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경력직원 채용도 플랫폼 기능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LG전자도 'LGE닷컴' 중심의 D2C를 질적성장의 한축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브랜드샵을 핵심채널로 육성해 새로운 판매 기회를 발굴할 예정이다. 지난해 LGE닷컴의 매출은 전년보다 150% 증가했다.
과거에는 가전을 한곳에서 비교해 살 수 있는 전자제품 전문점이 주요 유통채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사전에 비교하고, 브랜드(제조사)를 선택해 구매하는 트렌드로 변하고 있다는 게 가전업계의 설명이다.
가전 업계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공식몰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닷컴 온리' 상품을 판매 중이고, 삼성닷컴은 정오 전에 주문하면 그날 바로 제품을 배송·설치하는 '오늘보장 배송·설치'를 운영 중이다. 또 공식몰에서만 쓸 수 있는 할인 쿠폰과 포인트를 지급해 소비자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D2C 판매가 활성화되면 가전기업은 유통단계를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그만큼 제품을 할인할 여력이 생긴다. 제품을 직접 판매하면 소비자 정보를 직접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고객의 구매이력, 행동패턴 등을 확인해 맞춤형 광고 등을 제작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충성 고객도 확보도 용이하다.
오프라인 판매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국내 대표 가전 유통채널인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삼성스토어),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 전자랜드의 매출 점유율을 보면 2022년 삼성전자판매가 처음으로 롯데하이마트를 제쳤고, 지난해 점유율을 40.8%까지 높였다. 하이프라자도 매출 점유율을 높이다가 지난해 주춤했는데, 구독 판매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구독서비스는 판매가 아니여서 회계상 LG전자의 리스로 인식된다. 대신 지난해 하이프라자의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증가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공식몰 판매가 활성화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며 "예전에는 다른 유통채널의 눈치를 보며 공식몰에 상품을 올려야 했지만 이제는 판매 방식이 구조적으로 변하면서 공식몰을 집중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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