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전 수입 급증 및 소비 위축 영향
미국의 한 식료품점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 1분기 미국 경제가 소비 지출 부진으로 예상보다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지난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확정치(연율)를 마이너스(-)0.5%라고 발표했다. GDP는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여러 차례 집계되는데 이번 수치는 속보치(-0.3%)와 잠정치(-0.2%)를 모두 밑돌았다.
미 경제 위축은 소비 지출이 4년 만에 가장 부진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1분기 소비 지출은 0.5%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이전 추정치인 1.2%보다 낮았다. 수입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자동차를 비롯한 상품을 선제적으로 구매했던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자 지출도 둔화하고 고용 시장 둔화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인 관세 부과가 시작되기 전 기업들이 상품 수입에 몰리면서 수입 물량이 급증한 것이 GDP 감소의 주요 원인이기도 했다. GDP는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합인데, 수입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재화이기에 수입이 늘면 GDP는 그만큼 삭감된다.
로이터는 2분기에는 수입이 줄어들어 GDP가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2분기(4~6월) GDP 성장률은 3.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수입의 급격한 변동을 고려할 때, 예상처럼 GDP가 반등하더라도 이를 경제 성장의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소매 판매, 주택 시장, 고용 시장 데이터는 경제 활동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1주일 이상 실업 수당을 받는 사람의 수는 3만 7000명 증가한 197만 4000명으로, 2021년 11월 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경제 분석기관인 라이트슨 아이캡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 크랜달은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감행한 엄청난 대외 무역 및 재고 조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따른 어려움은 심각한 측정 문제를 야기했으며, 이는 향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이번 GDP 위축이 언제 금리인하를 재개해야 할지 고민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위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라이언 스위트는 분석가 노트에서 "연준은 관세와 노동 시장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연준이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GDP가 아닌 노동 시장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