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키아 OECD 과기정책 헤드
“양자연구도 AI처럼 권고안 필요
한국 워크숍 내용 반영하겠다”
김태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양자컴퓨터 개발 부품 90% 수입
공급망 리스크 가능성 대비하는 중”
알레산드라 콜레키아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혁신국(DSTI) 과학기술정책 헤드(왼쪽)와 퀀텀코리아 2025 조직위원장 김태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양자기술 공급망 관련 대담을 나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양자정보과학기술(QIST) 분야 공급망 리스크가 제기됩니다. 중국이 관련 주요 재료 약 70%에 대한 채굴과 정제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재료의 절반 가량은 중국이 이미 전 세계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통제 중입니다.”
알레산드라 콜레키아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혁신국(DSTI) 과학기술정책 헤드는 24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공급망 리스크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기에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콜레키아 헤드는 퀀텀코리아 2025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콜레키아 헤드가 언급한 양자기술 공급망 리스크는 지난 1월 발간된 ‘양자기술 입문서’란 제목의 OECD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OECD는 이 보고서에서 미래 게임체인저 기술로 떠오른 양자정보과학기술(QIST)을 두고 전 세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관련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리스크로 세계 양자기술 생태계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콜레키아 헤드는 “양자기술은 시장 규모가 작아 많이 보급되지 않은 고급 장비에 의존한다”며 “반도체처럼 시장을 얼어붙게하고 기술 개발을 더디게 할 공급망 리스크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퀀텀코리아 2025 조직위원장인 김태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함께 배석했다. 김 교수는 OECD의 예측에 동의했다.
김 교수는 “이온트랩을 이용한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인데, 이 경우에도 재료나 부품의 90% 가량을 수입 중”이라며 “미래의 공급망 리스크가 발발할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각국은 각자의 역량을 쌓는 동시에 강력한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 경쟁 중이다. 이런 움직임이 양자기술 공급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콜레키아 헤드는 “국가 간 양자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 통제를 사용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수출 통제는 양자기술 생태계에 광범위한 냉각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중 용도(Dual Use)‘란 양자기술의 특성상 공급망 리스크가 커질 수도 있다”며 “양자기술은 금융이나 의학, 에너지, 재료과학, 통신 등 상업 응용도 가능하지만 우주나 사이버 등 관련 국방 및 안보 분야에도 활용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국 양자 팹 구축중…전문성·역량 확장
양자 부품 나노제조 서비스 제공이 목표
알레산드라 콜레키아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혁신국(DSTI) 과학기술정책 헤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급망 리스크가 커질수록 OECD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국가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조율할 역할이 필요하다. OECD가 한국을 찾아 관련 워크숍을 여는 이유다.
OECD는 현재 ‘양자 기술의 책임있는 개발 및 활용을 위한 권고안’을 준비 중이다. 올해 초안 작성 후 검토를 거쳐 내년 중반 공식 채택 및 발표를 목표 중이다. 한국에서 열린 워크숍 내용이 반영될 예정이다.
권고안은 OECD가 2019년 내놓은 인공지능(AI) 권고안과 같은 형태다. AI 활용 관련 국가들이 따라야 하는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존중하는 원칙을 포함한 것으로 현재 47개 회원국이 지지 중이다.
콜레키아 헤드는 “양자 권고안은 양자 기술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자 기술 선도국은 신흥 경제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기회를 찾을 수 있으며 여기에는 공급망 취약성 해결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OECD는 양자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양자 기술이 원자와 아원자 수준에서 입자의 고유한 동작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 처리 및 전송하는 혁신적인 기능을 갖췄으며, 센서와 컴퓨팅,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새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OECD는 수개월 내 ‘양자 과학 및 기술 탐색 보고서’를 내놓는다. 보고서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 등 8개국 및 유럽연합(EU)의 양자 기술 생태계를 집중 분석한 내용이 담긴다. 지난 4월 CSTP 총회에서 초안이 공유됐고 지난 5월 회원국들의 서면의견을 접수했으며 이를 반영한 최종본이 곧 발간된다.
콜레키아 헤드는 “지난 3년 동안 한국은 양자 과학기술과 양자기술 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중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왔다”고 평가하며 보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양자 과학기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양자 과학기술 역량 개발, 산업 생태계 활성화, 인력 양성 등을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특히 국제협력에 많은 초점을 맞추며 공급망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방성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구축 중인 양자 팹은 향후 전문성 및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양자 부품의 나노 제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덧붙였다.
김태현 교수도 “한국의 양자산업은 전반적으로 초기 단계이지만 점차 발전하고 있으며, 양자 통신 분야에서는 주요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상업적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관련 스타트업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자기술 주요 재료 공급망 리스크 문제를 분석한 OECD 보고서. [사진=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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