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로 제도 정비 속도
블록체인 인프라·노하우로 승부
넥써쓰·NHN, 관련 상표권 출원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게임사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부 주도로 법제화가 이뤄져 민간에 개방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초기에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자산에 가치를 고정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이다.
현재 국회에는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의 민간 사업자에게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이 발의된 상태. 이에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한 일부 게임사의 주가가 이미 급등했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스테이블코인 민간 발행이 허용되는 초기 단계부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대체불가능토큰(NFT)와 가상자산 토큰 발행,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영위하며 블록체인 관련 인프라와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기업과 본격 경쟁해 새 사업분야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앞서 블록체인 게임으로 쓴맛을 본 바 있다. 국내에서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서비스가 금지됐고, 발행했던 가상자산들은 사용처가 애매하다는 단점 때문에 가격이 하락다. 그럼에도 이번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게임 사업과 달리 새 정부가 제도화에 적극저인 입장이라 빛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은 넥써쓰다. 넥써쓰는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BNB체인'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x'를 등록하고 국내에 상표 출원했다. NHN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11종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다른 기업들은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P2E 허용에 대한 제도적인 가능성이 보이지 않던 시기였지만, 지금은 디지털가상자산기본법과 같은 제도적 기반과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있다"며 "민간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허용된다면 즉시 선점 싸움에 불이 붙는다. 선점에 성공하면 파트너와 연계해 소모처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회사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신뢰도도 쌓을 수 있다. 이는 기존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게임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드시 제도나 가이드 내에서 발행해야 하고, 사용처도 더욱 명확해져야 한다"면서 "무분별하게 발행되면 스테이블코인 종류가 수천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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