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리튬배터리 공장 '아리셀' 화재 참사로 23명이 목숨을 잃은 지 1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재발 방지 대책은 절반만 이행됐고, 업체 대표는 유족에게 아직도 사과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정한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쌓여 있던 배터리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공장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18명을 포함해 모두 23명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아리셀 참사 현장.
공장 지붕이 내려앉아 녹슨 철골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공장 주변으로는 여전히 출입 통제선이 쳐져 있고요.
보이는 것처럼 여기저기 그을린 채 부서진 건물 잔해들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굳게 닫혔던 공장 출입구가 1년 만에 유족들에게 열렸습니다.
주인 잃은 운동화와 녹아내린 장비가 그날의 참상을 보여줍니다.
희생자 넋을 기리는 1주기 추모제가 현장에서 엄수됐습니다.
아들과 며느리를 한꺼번에 잃은 아버지가 위패 앞에서 허리를 숙입니다.
유족들은 '37초 골든타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찢어집니다.
대피 통로만 알려줬다면, 평소 안전교육이 이뤄졌다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순희/고 엄정정 씨 어머니] "(CCTV 보니까) 도망칠 길을 모르는 거예요, 거기서. 그 40초라는 게 한 사람이 뛰어도 10초라도 다 도망가겠어요."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첫 구속기소 된 업체 대표로 기록됐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지난 2월 보석으로 석방된 뒤 "실질적 경영자는 아들이고, 참사는 예측 불가능한 사고였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순희] "한국 나라라는 게, 한국 정부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내놨던 '전지 공장 화재 재발 방지 대책'은 지금까지 절반만 이행됐습니다.
모든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겠다는 약속은 연구용역만 마쳤을 뿐입니다.
[여국화/고 이해옥 씨 사촌언니] "진짜 이렇게 일하러 나가서 죽거나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올해 1분기 산업재해로 사망한 이주노동자는 20명으로 전체 산재 사망자의 15%에 이릅니다.
"이주노동자라서 죽었다"는 위험의 이주화는 해마다 심화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이관호 / 영상편집: 나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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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남현택, 이관호 / 영상편집: 나경민
정한솔 기자(soley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728823_367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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