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KAIST 총장이 인공지능(AI) 관련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KAIST 제공
KAIST는 “과학기술 중심의 국가 혁신과 인류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AI 가치 창출형 특성화대학으로 거듭나겠다”며 인공지능(AI) 주요 3개국(G3) 진입을 목표로 AI 인재 양성과 혁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고 24일 밝혔다.
KAIST는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높아진 AI 및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발맞춰 단순한 교육·연구기관을 넘어 글로벌 혁신 허브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세기 전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토대를 다졌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주도형 사회로의 대전환을 이끄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누구나 AI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AI 기본사회’ 실현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KAIST가 주관하는 ‘국가 AI 연구거점’ 사업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KAIST의 AI 연구 성과는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5년간 머신러닝 3대 학회(ICML, NeurIPS, ICLR) 논문 수 기준으로 세계 5위,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 자연어처리와 컴퓨터비전 등 포함한 AI 관련 9개 주요 학회에서는 세계 5위, 아시아 4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ISSCC' 학회에서 19년간 논문 채택 수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핵심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형 초거대언어모델(LLM), 뉴로모픽 반도체, 저전력 AI 프로세서부터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정밀의료, 설명 가능한 AI(XAI) 등 다양한 분야의 응용 기술까지 연구가 확장되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장영재 교수팀이 디지털 트윈과 예측 AI 기술로 반도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김성민 교수팀은 센티미터(cm) 단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초저전력 무선 태그를 개발해 스마트 팩토리 구현에 기여하고 있다. KAIST 창업기업 인이지는 산업공정 최적화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설명가능한 AI 분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됐다.
AI와 융합 가능한 로봇 분야에서도 KAIST는 실용화 성과를 내고 있다. 황보제민 교수팀은 재난 구조와 험지 탐사용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 2’를 개발했으며 공경철 교수팀은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외골격 로봇 ‘워크온 슈트’를 통해 보행 장애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있다.
이외에도 KAIST는 AI 반도체, 양자암호통신, 초소형 위성, 수소연료전지, 차세대 배터리, 생체모사 센서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소행성 탐사, 에너지 하베스팅, 고속 충전 기술 등 우주·에너지 분야에서도 독창적 연구가 진행 중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협력이 활발하다. KAIST는 독일 머크사와 합성생물학,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 등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대전에 4300억 원 규모의 머크 바이오센터 설립을 유치해 지역 산업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국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메사추세츠공대(MIT), 스탠퍼드대, 뉴욕대(NYU) 등 세계 유수 대학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특히 NYU와는 뉴욕 공동캠퍼스를 설립해 인재 교류와 공동연구를 확대 중이다. 구글, 인텔, TSMC 등 글로벌 기업과의 산학협력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KAIST의 기술기반 창업은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넥슨, 네이버 등으로 이어진 창업 흐름은 현재까지 총 1914개 기업으로 확대됐다. 누적 자산 94조 원, 매출 36조 원, 고용 인원 6만 명에 달한다. 이 중 90% 이상이 교수·학생 연구실 기반 기술창업으로 실질적 경제 기여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모든 국민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고 제조업 경쟁력 회복과 피지컬 AI, 로봇, 모빌리티 기술의 현장 보급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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