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전 긴장감 속 더해진 부활의 묘미, 무분별한 활용은 경계해야 할 과제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경쟁전에 '블루칩' 시스템이 도입된 지 약 열흘이 지났다. 기존에는 일반전에만 존재하던 기능이었으나, 지난 업데이트를 통해 경쟁전에도 정식 도입되면서 커뮤니티 안팎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기자는 블루칩 도입 이후 약 2주간 경쟁전을 집중적으로 플레이했다. 업데이트 직후에는 개인적으로도 경쟁전에는 이런 시스템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일반전과 경쟁전은 성격 자체가 다르고, 그 차이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커뮤니티 분위기 역시 비슷한 의견이 많았다.
일반전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즐기는 모드인 반면, 경쟁전은 한 판 한 판 교전과 운영에 집중해 플레이하는 모드다. 교전과 운영 판단, 실수 한 번에 결과가 바뀌기 때문에 유저들은 피드백을 통해 전략을 완성시켜 나간다.
그러나 블루칩처럼 '부활'이라는 개념이 추가되면서 게임 흐름에 예외적인 변수가 생겼다. 특히 운영 중심 플레이를 지향하던 유저 입장에서는 예측이 어렵고, 그만큼 피드백 루틴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 사망 시 하단에 블루칩 관련 안내 문구가 나온다
전멸 직전이었던 스쿼드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점, 부활을 전제로 한 플레이가 가능해진다는 점은 기존 경쟁전에서 보기 어려운 그림이다. 특히 운영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가던 유저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직접 꾸준히 플레이해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블루칩 시스템이 주는 '한 번 더'의 기회는 생각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다. 물론 변수는 늘어났지만,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작동하는 경우도 많았다. 극적인 부활을 통해 치킨을 먹었을 때 도파민은 오히려 배가됐다.
부활로 인한 변수는 나 혼자만 겪는 게 아니다. 상대 팀도 동일한 조건에서 싸우기 때문에 운영 전략 역시 자연스럽게 변한다. 특정 스쿼드가 부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면 송신기를 점거하거나 매복하는 등 새로운 판단이 요구된다. 단순한 운 요소로 치부하긴 어렵다.
특히 전멸 직전의 스쿼드라도 단 한 명이 생존해 있다면,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은 팀 전체의 긴장감을 높여준다. 과거 같으면 게임이 끝났을 상황도 끝이 아니게 된다. 때로는 생존자 한 명의 플레이가 한 판을 통째로 뒤집는 그림도 가능하다. 보는 입장에서도 확실히 극적인 연출이 늘었다.
- 부활을 믿고 돌격하는 유저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부작용도 분명 존재한다. 과거라면 리스크가 컸던 전략들도 경쟁전에서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으로 차량에 C4를 부착한 뒤 적 진영으로 돌진해 자폭하는 방식이다. 블루칩으로 부활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해 없이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물론 자주 보이는 장면은 아니지만, 시스템상 충분히 가능한 전략이다.
또한 부활을 지나치게 기대한 나머지 돌격 후 사망하고 "살려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는 유저도 있었다. 스쿼드 전력이 약화되니 버리고 갈 수도 없고, 부활을 신경 쓰다 보니 운영도 어려워진다.
종합하자면 기자는 경쟁전 블루칩 도입은 긍정적이다. 교전 디테일 중심의 플레이에 변수 하나가 더해졌고, 그로 인해 전장 전체의 흐름이 훨씬 입체적으로 바뀌었다. 부활로 인한 변수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유저의 몫이다.
다만 이 시스템이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다. 경쟁전 특유의 긴장감이 유지되려면, 부활을 악용하거나 이를 전제로 한 무리한 플레이는 어느 정도 제어가 필요하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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