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박람회 ‘지스타’ [사진,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This country is weird(이 나라는 이상해)”
“게임에 대해 시대를 역행하는 인식(backwards view)을 갖고 있다”(해외 커뮤니티 레딧 이용자)
게임업계가 때아닌 보건복지부와 성남시의 마약, 도박과 같은 ‘중독’ 낙인에 발칵 뒤집혔다.
‘한국 게임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성남시가 게임을 술, 마약, 도박과 같은 ‘4대 중독’ 물질로 보고 ‘중독 예방 콘텐츠 공모전’을 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게임업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게임을 술, 마약, 도박 등과 같은 4대 중독성 물질로 규정한 보건복지부 지침에 대해 공식적으로 시정을 요구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체부는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에 공문을 발송하고 “실제로 게임이 중독을 유발하는지 여부는 국제 학계에서도 논쟁 중이며, 의학적·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어 “질병 분류가 사회적 낙인, 문화적 왜곡, 산업위축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와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게임과 관련해 ‘중독’ 표현을 사용하거나, 4대 중독 물질에 게임을 포함하는 것을 지양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게임 박람회 ‘지스타’ [사진, 연합뉴스]
한국 게임에 대한 규제는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심지어 세계적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10년만에 결국 폐지된 청소년의 심야 PC게임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 제도’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시민단체 등은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빼앗는 원인 중 하나로 게임을 지목했다. 이를 토대로 온라인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도입됐다.
특히 전세계 인기를 끌며 아이들의 ‘초통령’게임이라 불리는 마인크래프트도 한국에선 셧다운제로 인해 성인용 게임이 되면서 조롱을 사기도 했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특정 연령대의 이용을 차단하는 ‘한국용 서버’를 별도로 구축하기 힘드니 아예 성인만 계정을 만들 수 있게 방침을 바꿨다.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에서 게임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세계적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에는 “한국은 게임 콘텐츠를 검열하고 이용에 제한을 두는 것에 너무 공격적(aggressive)”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관련 부처가 존재 이유를 입증하기 위해 시대에 역행하는 규제들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해외에선 게임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규제도 최소화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이 유독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게임산업을 ‘K-콘텐츠’ 핵심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을 문화로 간주, 규제는 최소화하고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게임 수출액(2023년 기준)은 약 11조원으로 전세계 4위다. 콘텐츠 수출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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