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 '해바라기 부부'가 등장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남편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아내를 걱정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선 남편 없으면 자기 관리 제로, 남편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아내와 이런 아내가 걱정인 남편, 해바라기 부부가 등장했다.
이날 부부가 함께 시트콤을 보던 중 '어쩜 이렇게 살이 안 빠지니'라는 대사가 나오자 아내는 "살이 안 빠진다"며 공감했다. 등장인물이 몰래 먹는 장면에선 "저렇게 몰래 먹으니 살이 안 빠지지. 우리도 뭐 먹나 보다"라고 했다.
이에 남편이 "저거 보면서 느낀 점 없냐"고 하자 아내는 "찔린다"고 답했다. 알고 보니 결혼 전 65㎏이었던 아내가 2년 전부터 20㎏ 정도가 급격하게 찌기 시작했던 것.
TV를 보던 아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운동 기구에 올라섰다. 하지만 남편은 "앞에서 그러지 말고 앉아라. 너무 시끄럽다"고 했고, 아내는 "알았다"며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였다.
남편은 아내가 자기 관리를 못한다며 식단 조절 중에도 라면, 통조림 햄 등 간편 식품을 먹는 아내가 걱정이라고 했다. 또 아내가 목사 사모 일을 해야 하는데 신도들과 인사조차 못해 스트레스받는다고 토로했다.
운동을 나갔다가도 10분 만에 돌아온다는 아내는 "사람들 눈치가 보인다"며 대인기피증 증세를 보였다.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해칠 것 같은 '묻지마' 범죄까지 생각난다고 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점심 식사 후 부부는 운동 겸 저수지 산책에 나섰다. 아내는 너무 많이 먹었다며 근처 공원으로 이동해 걷자고 제안했지만 남편은 무슨 이유에선지 단칼에 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남편은 제작진에겐 "아내가 힘들어해 공원에 못 갈 것 같다"고 핑계를 댔다. 남편 역시 160㎏로 다이어트가 필요한 모습임에도 아내에게만 다이어트를 종용하거나 아내를 핑계로 운동을 피하는 모습은 의아하게 만들었다.
스튜디오에 나온 남편은 "아내가 소심해서 본인 스스로 제어하지 못해 그런 부분을 통제해 주고 싶었다"고 해명했지만, 아내는 "당시 운동을 더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공원을 더 걷자고 했던 건 통제를 못한 게 아니다. 아내가 자기 조절을 못하거나 과한 모습은 없었다"며 "그냥 남편이 안 가고 싶었던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남편이 아내의 판단, 감정, 느낌을 다 결정해서 말해버린다. 과잉보호"라며 "아내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배워서 해봐야 한다. 남편 본인 불안 때문에 과도하게 보호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남편은 아내가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겪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2년 전 쌍둥이를 임신했지만 예정일보다 빨리 태어나 아이들을 떠나보낸 후 아내의 이상 증상이 시작됐다는 것.
아내는 다중인격 증세로 부모님께 '가짜 엄마' '가짜 아빠'라는 막말도 했으나 이를 기억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 박사는 "아내 상태가 이해된다"며 큰 충격을 받았던 아내의 아픔에 공감했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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