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서 블랙베리 휴대폰 영상 인기 끌며
美 젠지 블랙베리 관심 급증, 재출시 요구도
NYT 블랙베리 관심 '노스탤지아 테크'로 분석
블랙베리 사용시절 떠올리며 그때 감성 젖게 해
미국에서 젠지 세대를 중심으로 퇴출된 블랙베리 휴대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지=챗GPT '이미지 젠' 생성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지금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된 블랙베리 휴대폰이 미국 젠지(Gen-Z·1997∼2006년생)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베리 휴대폰이 인기를 끌던 시절 대부분이 유년기였거나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던 미국 젠지 세대가 블랙베리 휴대폰이 쓰였던 시기의 낭만을 찾고 있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젠지 세대를 중심으로 블랙베리 휴대폰을 구매하거나 블랙베리를 다시 출시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스마트폰에 뒤처진 블랙베리는 지난 2020년에 판매가 종료됐다. 또 지난 2022년에 블랙베리 운영체재(OS) 서비스 지원도 끝나 완전히 시장에서 퇴출된 상황이다. 온워드모빌리티라는 기업이 블랙베리 5G 버전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무산되면서 새로운 블랙베리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진 상태다.
그럼에도 젠지 세대를 중심으로 재해석된 블랙베리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할리우드 배우 김 카다시안 같은 유명인사들이 블랙베리를 자주 사용했던 모습도 젠지 세대가 블랙베리에 매력을 가지는 또 다른 이유다.
현재 스마트폰처럼 많은 앱이 작동하지 않는 블랙베리는 대부분의 휴대폰과 달리 작은 키보드가 장착된 것이 특징이었다. 또 블랙베리 메신저라는 개인 메시지 서비스도 블랙베리만의 장점이었다. 블랙베리만의 키보드의 촉감과 블랙베리의 트랙볼도 블랙베리 사용자들에게 잊지 못할 폼팩터(형태)다.
블랙베리에 대한 향수와 관심을 불러 모은 것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중심으로 블랙베리 영상이 제작되면 서다. 블랙베리 '노스탤지어 테크' 영상이 대박을 친 것이다. 노스탤지어 테크는 주로 레트로 감성에 기반한 경험이나 제품을 최신 디지털 기술로 구현,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감성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뜻한다.
NYT는 블랙베리에 대한 틱톡 영상은 많은 미국의 청소년들이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대표적인 휴대폰이었던 '플립 폰'을 인식한 것처럼 블랙베리를 알게 해줬다고 전했다. 미국 젠지들이 모토로라 스타트랙이나 삼성전자의 애니콜을 알게된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또 틱톡 영상은 블랙베리라는 과거의 레트로 폰을 현재로 가져오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현재 틱톡에서 가장 눈에 띄는 블랙베리 영상 조회수는 600만이 넘었고 5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 영상은 블랙베리의 재판매를 요구하는 영상이다. 이 영상을 제작한 미국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빅토리아 잔니노 씨는 "블랙베리 전화기를 썼던 때는 정말 그리운 향수어린 어린 시절이다"라고 회상했다.
자신을 미국의 늙은 젠지라고 소개한 댄 카심은 "대학 졸업 후 첫 블랙베리를 구매했지만 블랙베리는 나의 그리운 청소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준다"라고 말했다.
블랙베리 휴대폰.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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