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26일 한수원 최종해체계획서 심의…영구정지 후 8년만
"美 규제기관 NRC와 교류…비슷한 출력 키와니 원전 살펴볼 것"
국내 최초의 상업원전 고리1호기. 2017.6.9/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한국이 '국내 1호 원전' 고리 1호기로 원전 해체에 도전한다. 피폭 사고 없이 안전한 작업이 되려면 20번 이상 해체를 경험한 미국과 교류해 정보를 획득해야 한다.
19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달 26일 예정된 고리1호기 해체 심의 관련 사항을 공유했다. 현재 기관은 해체 사업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해체 계획서의 사전 검토를 완료했다.
부산 기장군에 자리한 고리 1호기는 1978년 상업 운전을 시작했으며, 2007년 최초 설계 수명인 30년 운전을 마쳤다. 이후 계속운전 승인을 받아 10년을 더 운영, 2017년 6월 영구 정지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2015년 고리1호기 계속운전 논의 과정에서, 급성장하는 원전 해체 시장을 대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의견이 나왔다"며 "테스트베드 확보 차원에서 당시 산업부가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해체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5년 원자력안전법 개정을 통해 원전 해체 제도를 정비했다. 이에 따르면 해체는 시설 부지·철거부터 방사능 오염 제거 등 모든 작업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고방사선을 띠는 원자로의 해체·원격절단 △위험 분석 △오염물 제염 및 특수 폐기물 처리 △사고대응 등을 연구·개발(R&D)했다.
연구 일선에서는 우리의 해체기술 성숙도가 주요국에 준한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 발생 시 작업 종사자와 인근 지역에 여파가 큰 만큼, 원안위는 다소 보수적으로 해체 전 과정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원안위는 해체 경험이 풍부한 미국과 교류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기술 실증 측면에서는 압도적 경험을 쌓았다. IAEA 및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 세계 원전 해체 25건 중 20건이 미국 사례다. 이외 국가로는 독일(3기)·일본(1기)·스위스(1기)가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관계자는 "고리1호기와 완전 동일한 노형은 아니지만, 출력이 비슷한 원전도 미국에서 해체 중이다. 2013년 정지된 키와니 원전"이라며 "미국 규제기관 NRC와의 협력, 해체 사업장 방문 등 교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사회와의 꾸준한 소통도 숙제다.
원안위 관계자는 "2015년 해체 논의가 시작됐을 때 지역도 크게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만 인접 지역은 우려가 클 수 있다"며 "지역 소재 원자력안전협의회를 창구로 주민 의견을 지속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26일 원안위에서 당장 해체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원안위 전문위원들은 한수원 해체계획서 주요 항목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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