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한테만 주는 행사… 공정위, 테무에 과징금 3억5700만 원 부과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닌텐도 스위치를 999원에 제공한다는 테무의 과장광고 페이지.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선착순! 닌텐도 스위치 999원에 팝니다”
“축하합니다! 잭팟이 터졌어요”
정가 36만 원의 게임기기 닌텐도 스위치를 999원에 판매한다는 테무 광고가 과장광고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단 1명에게만 닌텐도를 저렴하게 주는 행사일 뿐, 선착순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과장광고를 한 테무에 과징금 3억57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거래위는 지난 11일 닌텐도 스위치를 999원에 판매한다고 과장광고를 한 테무에 과징금 3억5700만 원과 과태료 100만 원,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테무가 2023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과장광고를 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테무는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제한 시간 내 앱을 설치해야만 쿠폰을 준다'고 안내하고, 제한 시간을 표시했다. 하지만 테무는 제한 시간 내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쿠폰을 제공했다. 또 테무는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선착순 1명에게만 닌텐도 스위치를 999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여러 명에게 이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것처럼 광고하고 “축하합니다! 잭팟이 터졌어요” 등의 문구를 사용해 당첨 가능성을 과장했다.
이밖에 테무는 2023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인에게 테무 앱을 추천하고, 지인이 테무앱을 설치해야만 가상화폐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조건을 고지하지 않았다. 이벤트 페이지 상단에 있는 '규칙'을 클릭해야 구체적인 조건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광고는 이용자 상품 구매 결정과 플랫폼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광고 행위”라며 “앞으로도 E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저해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법 위반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사항 적발 시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주·독일 등에서도 테무 과장광고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테무는 지난해 호주에 여성 노출 사진과 “노란색 비키니”라는 문구를 삽입한 광고를 노출했는데, 호주 광고 규제기구 애드 스탠다드(Ad Standards)는 지난해 11월 테무가 광고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테무 측은 “상품 이미지일 뿐”이라고 반박했으나 애드 스탠다드는 “성적인 사진으로 여성이 판매 상품인 것처럼 묘사했다”고 지적했으며, 테무는 해당 광고를 삭제했다.
독일 소비자단체는 지난해 초 테무의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서둘러라'는 광고 문구가 과장광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고, 결국 테무는 이 광고를 철회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테무 마케팅의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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