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산업이 전통적인 주요 시장인 아시아, 북미, 유럽을 넘어 브라질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삼고 있다. 약 1억 명의 게임 이용자, 모바일 중심의 소비 환경, 빠르게 확대되는 디지털 콘텐츠 수요 등은 브라질을 라틴아메리카 최대이자 세계적으로도 역동적인 게임 시장으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브라질 게임 이용자는 약 1억 명이며, 이 중 60%가 모바일 게임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시장에서 반복 수익 모델을 적용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결제 인프라'다. 브라질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정기 구독이나 멤버십 기반 비즈니스 모델 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수단으로 브라질 중앙은행이 도입한 자동 반복 결제 시스템 'Pix Automatico'가 주목받고 있다.
2025년 6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픽스 오토마티코'(Pix Automatico)는 사용자의 계좌에서 자동으로 정기 결제를 수행해 기업이 수동 결제나 신용카드 없이도 요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기능은 게임, 스트리밍, SaaS, 디지털 콘텐츠 기업에 유리하다. 정기 구독, 배틀패스, 멤버십, 반복 구매 모델에 최적화된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브라질에서는 이러한 반복 결제 구조가 신용카드에 의존했지만,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아 한계가 컸다.
세바스티안 판티니 EBANX 제품 디렉터. 사진=EBANX
EBANX 제품 디렉터 세바스티안 판티니는 “Pix는 브라질 디지털 커머스의 관문이자 글로벌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의 그래비티 게임 비전은 EBANX와 손잡고 라틴아메리카 맞춤형 결제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Pix 통합 이후 6개월 만에 매출 16%, 고객 수 25% 증가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EBANX에 따르면 이미 3천만 명 이상의 브라질 사용자가 Pix로 디지털 커머스를 이용 중이며, 전체 Pix 이용자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픽스 오토마티코의 도입은 이러한 추세에 더 큰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EBANX의 'Beyond Borders 2025' 보고서에 인용된 PCMI 자료에 따르면, Pix 기반 반복 결제는 향후 2년 내 약 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구독 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한국 게임사에게도 이는 전략 전환의 계기가 된다. 기존의 표준화된 결제 방식으로는 브라질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모바일 중심이고 디지털에 익숙한 현지 소비자에게는 빠르고, 수수료가 낮으며, 간편하게 이용 가능한 픽스 오토마티코 적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게임사에 결제 실패율 감소, 이탈률 감소, 수익 예측 가능성 증가 등 실질적 이점을 제공한다. 브라질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게임사라면 기술보다 결제 인프라의 변화에 먼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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