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방송·문화]
‘무빙’의 씩씩하고 해맑은 소년에서
‘원’, ‘굿보이’ 어두운 캐릭터 도전
“국가대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이정하는 웨이브 시리즈 ‘원: 하이스쿨 히어로즈’와 JTBC ‘굿보이’에서 연달아 어둡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웨이브 제공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무빙’의 봉석이로 이름과 얼굴을 알린 배우 이정하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씩씩하고 밝은 모습의 배역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최근 공개된 웨이브 시리즈 ‘원: 하이스쿨 히어로즈’(원)와 JTBC ‘굿보이’에서 어둡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포스트타워에서 만난 이정하는 ‘원’의 동명 원작 웹툰의 오랜 팬이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원’은 워낙 좋아하던 웹툰이라 작품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을 때 오랜 팬임을 강력히 어필했다”며 “대본이 안 나왔을 때도 주인공 의겸을 알고 있었던 걸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하(오른쪽)가 '원'에서 복면을 쓴 주인공 의겸으로 분한 모습. 웨이브 제공
‘원’은 성적에 대한 아버지의 압박에 시달리던 전교 1등 의겸(이정하)이 우연한 계기로 타고난 싸움 재능을 알아차리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의겸의 능력을 알아본 윤기(김도완)는 의겸과 함께 복면을 쓴 ‘하이스쿨 히어로즈’를 결성해 억눌린 분노를 해소하며 학교의 폭력 서열을 뒤엎는다.
이정하는 ‘무빙’ 촬영이 끝나고 한 달쯤 지나 이 작품 촬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앞서 봉석을 연기하며 98㎏까지 찌웠던 몸무게를 ‘원’ 촬영을 앞두고 85㎏까지 감량했다. 이정하는 “의겸이는 처음 경험해보는 캐릭터라 더 끌렸다. 봉석이는 무해하고 해맑은 친구인 데 반해 의겸이는 어둡고 현실을 답답해하는 캐릭터라 극과 극이라서 흥미로웠다”고 했다. 액션 연기 면에서도 두 작품은 달랐다. 이정하는 “‘무빙’에서는 와이어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많았는데, ‘원’은 그런 제약 없이 땅에서 시원시원한 액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에서 학원물은 그야말로 대세다. 앞서 공개된 비슷한 설정의 ‘약한영웅’, ‘스터디그룹’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원’ 역시 지난달 30일 첫 공개 이후 10일 연속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를 기록했다. 이정하는 “(학창 시절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데다 시원한 액션도 나오니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 주시는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짚었다.
그동안 이정하는 주로 무해하고 활기찬 학생의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각인이 됐다. 하지만 최근작에선 어둡고 처절한 감정을 드러내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원’에서는 억눌린 분노를 싸움으로 해소하며 점점 폭력에 중독돼 가는 학생의 모습을, ‘굿보이’에서는 범죄에 이용당한 피해자의 처절하고도 무력한 얼굴을 보여줬다.
이정하는 “‘굿보이’와 ‘원’은 살면서 경험해본 적 없는 이야기라 (배역과) 공감대가 없어서 낯설었다. 하지만 막상 연기하면서는 ‘진작 이런 기회에 더 도전해볼걸’ 싶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바람과 달리 이정하는 그간 학생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아쉽진 않았냐고 묻자 그는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해보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교복을 입고 싶어도 못 입을 수 있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이정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그는 “‘무빙’이 많은 사랑을 받아 봉석이라고 불리는 건 감사하지만 새 캐릭터로 불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그런 만큼 캐릭터를 더 연구하고, 단점을 보완해서 궁극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배우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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