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결합심사 통과…CJ ENM 주가↑
조건부 통과…내년까지 현행 수준 요금제 유지
점유율 0.4%P 차이…OTT ‘양강 체제’ 이목
업계 “네이버만한 협력 업어야 경쟁 가능”
드라마 ‘미지의 서울’ 예고편 [티빙 유튜브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CJ ENM 주식 샀다 망하는 줄 알았는데”
티빙-웨이브 합병이 ‘9부 능선’을 통과한 가운데, 합병 기대감으로 티빙의 주주인 CJ ENM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CJ ENM은 티빙의 최대 주주로, 지분 48.85%를 보유하고 있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티빙-웨이브 간 합병의 기업결합 심사를 조건부로 통과시킨 지난 10일 CJ ENM의 주가가 전날 대비 12.37% 오른 7만7300원을 기록했다. CJ ENM의 주가가 7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9월30일(7만100원)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어 11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날대비 0.26% 오른 7만7500원을 기록했다. 한달여 사이 50%가까이 올랐다.
티빙-웨이브의 합병 마무리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공정위는 CJ ENM과 티빙 임직원이 웨이브의 임원 지위를 겸임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신고를 심의,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조건부인 까닭은 국내 시장 최상위권인 두 회사 결합이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티빙과 웨이브는 내년 12월 31일까지 현행 수준의 요금제를 유지해야 한다. 그사이 서비스가 결합한다 해도, 티빙은 현행 요금제와 가격대·서비스가 유사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
티빙, 웨이브 로고 [각 사 제공]
1년 넘게 끌어온 티빙-웨이브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으면서, 넷플릭스를 맹추격할 토종 OTT 탄생 기대감도 커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시장 내 이용자 수 기준 점유율 1위는 넷플릭스(33.9%)로 집계됐다. 업계 2위는 티빙(21.1%), 3위는 쿠팡플레이(21.1%), 4위는 웨이브(12.4%)가 차지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점유율을 합치면 33.5%로, 넷플릭스와 고작 0.4%P 차이를 보인다.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예고. [티빙 유튜브 캡처]
합병까지 남은 마지막 단계는 KT의 찬성표다. 티빙의 2대 주주(지분 13.5%)인 KT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는 새 정부 기조를 고려하면 KT가 계속해서 반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이재명 정부는 토종 OTT 플랫폼을 육성해 K-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OTT 같은 플랫폼도 나라가 나서고 지원해서 우리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티빙과 배달의민족이 다음달 출시하는 통합 멤버십 상품 홍보 이미지 [배달의민족 제공]
다만 업계에선 티빙이 넷플릭스에 대항할 ‘거대 파트너십’을 갖춰야만 ‘양강 체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네이버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네이버 멤버십을 통해 보다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당시 네이버-티빙의 제휴가 끝난 직후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면서 업계 내 이목이 쏠렸다. 아울러 SBS는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자사 프로그램과 신작 드라마 일부를 공개 중이다.
티빙 또한 지난 5월 배달의민족과 결합상품을 출시하는 등 협력에 나섰지만, 넷플릭스가 지닌 파트너십에 비하면 영향력이 미미하단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 사이트로, 이미 국민 전체를 이용자로 확보한 플랫폼인데 이 같은 협력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